'비트코인'이 똥된다?..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파동'의 교훈

2018-02-0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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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중흥기였던 1630년대, 전 국민적 튤립 투기 열풍 불었으나 가격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거품 꺼져

내재가치 주목한 실수요층보다는 시세 차익만을 노리는 투기수요 많다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닮았다는 의견도

비트코인 기념주화.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 들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에 대한 위기론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트코인 가격 폭락이 과거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Tulip Bubble)'과 닮은 요소가 많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113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일 대비 약 1.12% 상승한 것이지만, 최근 1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30% 가깝게 하락한 수치다. 또 지난 2015년 1월 30.9% 급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업계는 이를 두고 '1월의 저주'라 칭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하락세가 지속될지, 아니면 상승 반전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비관론을 주장하는 측은 비트코인의 열풍이 과거 튤립 파동과 같은 거품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튤립 파동이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과열 투기현상을 뜻한다.

16세기 후반 터키로부터 유입된 튤립은 17세기 초에 이르러 네덜란드 귀족과 상인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다. 당시 네덜란드는 해상무역을 통한 문화·예술의 발달로 돈이 몰리며 유럽 금융의 중심지로 떠올랐고, 이는 곧 귀족들의 과시욕을 자극하게 돼 튤립 투기가 발생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튤립 알뿌리의 선물거래까지 시작되면서 1633년 무렵부터는 본격적으로 투기 열풍이 불었다. 귀족을 비롯한 상류층은 물론 일반인까지 튤립 투기에 앞다퉈 뛰어들며 튤립 가격이 1개월 만에 50배나 뛰기도 했고, 과열 현상은 1636년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거품은 결국 1637년 2월 꺼졌다. 튤립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나 정작 이를 거래하는 계층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네덜란드 정부까지 개입하며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튤립 가격은 이미 최고치 대비 수천분의 1 순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그 결과 투기에 집착한 상당수 귀족들과 상인들은 파산 및 빚더미에 앉게 됐다.

튤립 파동은 사실상 세계 경제 최초로 발생한 거품 현상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튤립 가격 거품이 순식간에 커진 것은 시장에서 튤립 자체의 내재가치에 주목한 실수요층보다는 시세 차익만을 노린 투기수요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바로 이 같은 점이 비트코인 열풍과 닮아있다고 일부 전문가는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최근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은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을 연상시킨다.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 금과 다르게, 비트코인은 전혀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외신들은 최근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일시적인 것으로 진단했다. CNBC는 미국 당국이 코인공개(ICO)에 동결조치를 내리는 등 규제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상당수 국가가 음력 설을 맞아 비트코인을 현금화했고, 이로 인해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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