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달 수출 성적표가 나왔다. A+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우리나라 수출은 해가 바뀌어도 20%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수출실적이 워낙 좋아 올해는 기저효과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깜짝 실적을 올린 점은 고무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492억1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2.2%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산업부는 △선진국·개도국 동반 성장세 △제조업 경기 호조 △유가 상승 △주력 품목 단가 상승 등을 수출 급증 요인을 꼽았다.
품목별로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반도체, 일반기계 등 9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9개 품목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96억9000만 달러), 일반기계(44억5000만 달러), 석유화학(42억 달러), 컴퓨터(8억9000만 달러)는 역대 1월 수출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품목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MCP(복합구조칩 집적회로·24억8000만 달러)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7억 달러)는 각각 16개월, 19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늘었다.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6억 달러) 수출도 20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133억9000만 달러) 수출이 24.5% 늘었다. 6개월 연속 증가세다.
중국, 아세안(83억2000만 달러), 인도(12억2000만 달러) 수출액은 역대 1월 가운데 최대치였다.
아세안·중남미·인도·독립국가연합(CIS) 등 '남북 교역축' 신흥시장 수출 비중은 30.1%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5%보다 높아졌다.
대미 수출은 지난해 12월 감소세(-7.7%)에서 증가세(4.8%)로 돌아섰다. 자동차·차부품·가전 등의 수출이 줄었지만, 제조업 경기 호조에 따라 석유제품·기계 등의 수출이 늘었다.
우리나라 3대 수출국으로 떠오른 베트남도 24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53.1%)를 보였다.
1월 수입은 454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9%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37억2000만 달러 흑자로 72개월 연속 흑자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확장세에 따른 대외 수요 증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세에 따른 주력 품목 단가 상승 등 수출에 우호적인 여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면서도 "△보호무역주의 강화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 △환율 변동성 확대 △수주 잔량 감소로 인한 선박수출 감소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월 수출에 대해서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2.5일 감소,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는 만큼 수출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