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之道(군자지도) 貴乎知恥(귀호지치)
- 이언적(李彦迪·1491∼1553)
부끄러움의 시인 윤동주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하고 소망했던 것처럼, 부끄러움이 없고자 한다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맹자(孟子)의 말이다. “사람은 부끄러움이 없어서는 안 되니, 부끄러움이 없음을 부끄러워한다면 부끄러울 일이 없을 것이다.”
부끄러움이란 나의 과오(過誤)에 대한 내 양심의 말 없는 고백이다. 그 양심의 고백은 나를 반성적으로 성찰하게 하며, 그 반성적 성찰을 기반으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거나 이전의 나보다 좀더 성숙한 나로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바로 이 긍정적 변화가 자기발전이 된다.
더구나 군자(君子)라면 사회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이니 당연히 부끄러움으로 부끄러움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전통적인 개념으로 군자란 자기를 수양하여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군주나 귀족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우리 시대에 전자의 군자는 드물지만, 후자의 군자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후자의 군자들 가운데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은 드물고, 뻔뻔하게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사람만 차고 넘치는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