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중국-대만 양안관계, 무력통일도 가능?

2018-01-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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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하나의 중국' 거부 vs 조국통일 '중국몽' 시동 건 강대 중국

2018년 새해부터 '무력통일' 가능성 거론, 양안 '긴장감' 고조

중국 전방위적 압력, 곳곳에서 양안 파열음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해 10월 10일(현지시간) 타이베이에서 국경일(쌍십절)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
 

'강군몽'꾸는 중국, 방한 군복 차림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지난 1월 3일 중부군구의 한 훈련장에서 전군에 훈련 명령을 내리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그 누구도 (중국의 무력통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한 TV 프로그램에서 한 발언이다.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대만 총통의 의지를 과소평가 말라"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중국 관영언론은 '차이잉원 성장님'이란 표현으로 불쾌감을 표출하며 '현재'의 양안 관계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대만에서는 '대만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 정권이 집권해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하고 중국에서는 '중국몽(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추구하는 강력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가 시작되면서 2018년 시작부터 양안 관계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군사적 위기감이 커져 우려된다. 

차이 총통은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대만은 중국에 맞설 수 있다"고 밝혔고 환구시보는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무력통일이 가장 쉬운 방법일 수 있다"며 대만에 으름장을 놨다. 실제로 대만과 중국의 군사적 대립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강하게 압박하는 중국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대만의 저항으로 요약된다.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는 28일 대만이 중국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2000km 이상의 개량형 윈펑(雲峰) 고공순항 미사일 연구·개발에 성공했다며 쑹자오원(宋兆文) 군사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쑹자오원은 "정밀도가 높아 중국군이 침공할 경우 이를 저지하는 대항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대만이 군사력 제고에 속도를 올리고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최근 중국이 무력행사 가능성을 시사하며 숨통을 조여온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대만의 저항에 미국의 도발이 더해져 최근 중국의 압박 수위는 높아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자국 군함이 대만에 정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하자 리커신(李克新) 주미 중국대사관 공사는 "미국 군함이 대만 항구에 들어서는 날이 인민해방군이 무력통일하는 날"이라며 "이는 결코 농담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7일에는 중국이 대만에 근접한 남부전구(戰區) 등에 공중돌격여단을 창설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중국이 최근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지대공 미사일 S-400을 배치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대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S-400은 30km 이하 저고도 비행 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 등을 요격할 수 있으며 탐지거리가 700km에 육박한다. 이는 해당 미사일이 푸젠성에 배치되면 대만이 타격권 이내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중국이 '조국통일'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무력통일' 우려를 높였다. 지난해 열린 중국 공산당 재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2050년 조국통일'을 목표로 제시한 것. 중국이 중국몽 실현을 위해 발걸음을 계속 내딛을 전망인데다 차이 정부의 입장도 강경해 당분간 양안의 군사적 긴장감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양안 충돌의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양안간 항로 다툼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4일 중국이 대만 해협을 가로지르는 M503 항로를 개통하자 대만 민항국이 29일 중국 둥팡(東方)항공과 샤먼(廈門)항공이 춘제(음력설)를 맞아 신청한 176개 전세기 증편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대만 표기를 둘러싼 논란도 일었다. 대만 식품 등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중국 대만지역', '대만구'로 표기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져 대만인의 공분을 샀다. 반면, 델타항공, 메리어트 호텔 등 글로벌 기업이 대만, 홍콩 등을 '국가'로 표기한 사실을 중국 네티즌이 알아내면서 '공개사과'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건드리고 중국 관영언론의 여론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하원이 미국과 대만 공무원의 자유로운 상호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켜 중국을 자극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 부진을 초래한 차이 총통의 지지도가 곤두박질치고 대만의 민심이 중국으로 기울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지난 28일 '대만민의기금회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60% 대만인이 차이잉원의 경제 운용에 불만이 있고 이 중 27%는 "매우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만의 '천하' 잡지 내용을 인용해 "대만 청년들이 스스로를 '대만인'으로 인식하는 수준이 5년래 최저로 자신을 '중국인'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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