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가 심화되는 저출생·고령화로 금융권 내 입지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요양사업'을 실적회복의 주요 전략으로 낙점한 모습이다. 앞서 KB라이프생명이 요양서비스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 운영에 나선 데 이어, 최근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도 참전을 공식화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요양원(요양시설) 4곳과 실버타운 2곳 등 총 6곳을 설립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신한라이프는 내년 하남 미사에 65실 규모의 요양원 1호점 착공에 나선다. 2026년 설립할 요양시설은 부지를 확보 중이며, 2027년엔 서울 은평구 내에 요양원과 실버주택을 결합한 복합주거시설(220여실)을 선보일 계획이다.
보험업계 요양서비스 원조 격인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 승인을 받았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 2016년에 당시 모기업인 KB손해보험이 설립, 빌리지(노인요양시설)와 케어센터(주∙야간보호서비스)를 오픈했다. 2017년 주·야간 보호시설 ‘강동케어센터’를 최초 개소 후, 2019년과 2021년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를 차례로 개소했다. 지난해에는 실버타운인 평창카운티를 개소해 운영 중이며, 내년엔 강동과 은평, 광교 등 3곳에 요양원을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NH농협생명도 이달 일본 디지털 요양사인 젠코카이 산하 젠코종합연구소와 '시니어사업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 관련 사업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젠코카이는 사회복지법인으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의 대표적 스마트 요양사로 꼽힌다. 특히 젠코종합연구소를 중심으로 정부(후생노동성)와 연계한 디지털 요양사업과 요양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보험권은 생보사들이 보다 공격적인 요양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일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예컨대 현행 제도에 따르면 요양 시설 사업자는 부지·건물을 소유해야 한다. 때문에 도심권 토지 매입가격, 건축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 최근 정부는 공공부지에 한해 임대를 통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시행했지만 도심 접근성이 좋은 공공부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권 관계자는 "생보업계가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요양 서비스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그러나 해당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선 노인복지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완화된 규제 정책을 도출해 낼 수 있도록 금융당국 등이 나서 관계부처와 활발한 의견 공유 등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