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성비리 사건의 피해는 고학력 여성검사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지현 검사가 29일 뉴스룸을 통해 안태근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온라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먼저 임은정 검사는 페이스북에 검사 내부의 분위기를 전하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임은정 검사는 "피해자를 설득하다가 점심시간이라 대화를 잠시 중단하였는데, 피해자와 다시 대화를 이어가기도 전에 모 검사장님한테 전화를 받았다. 가해자 이름은 그때 비로소 들었다"고 말하며 "(검사장이) 올라온 저의 어깨를 갑자기 두들기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그게 추행인가? 격려지?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 그리 호통을 치시더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새벽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번을 썼다가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페북창 열어 가득 메우고도 핸드폰 노트페이지에 다시 옮겨다 놓고 아직도 망설인다. 사실은 #MeToo 변호사였을때도 못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 그러나 #MeToo. 그리고 #WithYou"라고 밝혔다.
표창원 의원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통해 "서지현 검사가 보인 용기,더 많은 숨은 피해자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부끄러운 건 가해자. 당당해야 할 사람은 피해자"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서지현 검사의 용기에 응원을 보냅니다. 이로인해 다시 불이익을 당한다면 힘이 되어 드리고 싶네요", "법조계 Me too 선언 기대합니다", "저 자리에 서기까지 서지현 검사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을까요. 분노에 치를 떨었을 텐데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밝혀주셨으니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남 검사들이 성폭력, 성추행에 그렇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 이유가 나오네", "술 때문에 기억이 없어? 안태근, 검사도 불리하면 술 핑계 되는구나 잡범이랑 검사랑 다른 점이 뭐야?"라고 지적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전직 검찰 간부 안태근 검사는 "오래전 일이고 문상 전에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보도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접했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만 그 일이 검사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발로 인해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여배우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MeToo)가 대한민국에서도 시작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그 파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