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발(發) 보유세 인상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1일 민주연구원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유세 도입과 지대개혁의 구체적인 실천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 데 이어 29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유세 개편방안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보유세 인상을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부동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보유세제 개편방안’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고 전강수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앞서 박 의원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폐지하고, 주택분 과세표준 구간별 종부세율을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과세표준액을 계산할 때 적용되는 공시지가 비율로 현재는 80%다.
이번 토론회에서 전 교수는 현행 보유세 체계를 전제로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실거래가 반영률을 조정해 세수를 얼마나 걷을 수 있는지 20가지 경우를 비교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재 0.8% 수준인 보유세 비율을 1%로 높이기 위해서는 세수를 3조2000억원 가량 늘려야 한다. 전 교수는 “현재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에서 100%로 높이고, 실거래가 반영률도 현재 평균 65%에서 70%로 높이면 14조4000억원 가량의 보유세를 걷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보유세 비율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권고하는 GDP 대비 2%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실거래가 반영률을 100%로 높여야 하지만 이는 조세 저항의 우려가 있다”며 “보유세 강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문 정부는 모든 항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만 현행 80%에서 100%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세종시의 한 상가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보유세 문제는 다주택 보유자의 과세 형평 문제, 보유세와 거래세 조화 문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며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결국 조세정책 차원, 과세 형평 차원에서 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전 교수는 토지와 건물에 대해 과세하는 종부세를 폐지하고 토지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국토보유세를 신설하는 방안도 내놨다. 그는 “현행 종부세의 용도별 차등과세를 폐지하고 전국에 있는 토지를 인별 합산해 과세하는 방식”이라며 “국토보유세의 세수를 모든 국민에게 'N분의 1‘씩 토지배당으로 분배하면 1인당 연 30만원 가량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종부세가 과세 대상자 전원의 저항을 유발하는 조세라면, 국토보유세는 토지배당 지급으로 전체 가구의 95%가 수혜를 받으므로 과세 대상자의 절대 다수가 지지해 조세 저항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