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미스터피자 '갑질' 정우현, 1심서 집행유예···치즈통행세, 보복출점 무죄

2018-01-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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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정우현 전 회장은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주요 공소사실이 무죄로 판단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23일 선고했다. 정 전 회장에게는 사회봉사 200시간도 선고됐다.
법원은 정 회장의 주요 공소사실인 치즈 통행세와 보복출점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전 회장이 동생 정씨로 하여금 부당이익을 취하게 해 치즈 가격을 부풀렸다고 보기 어렵고 공급 가격이 정상적으로 형성됐다”면서 “정 전 회장이 속칭 치즈 통행세를 지급하게 해 치즈 공급가격을 부풀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정 전 회장은 2005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유통 과정에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어 5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다.

또 가맹점에서 탈퇴한 점주들이 새로 차린 가게 앞에서 보복영업을 함으로써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탈퇴 가맹점주에 대한 위법한 보복행위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정 전 회장이 딸과 딸의 가사도우미를 계열사 직원으로 허위등재해 이들에게 급여명목으로 3800만원에서 8억3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지급한 점은 유죄로 인정됐다. 정 전 회장은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에 법원은 딸의 생활비 등을 회삿돈으로 처리한 점을 유죄로 판단한 것이었다.

이밖에도 정 전 회장은 가맹점주들로부터 광고비 집행 용도로 받은 5억 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와, 차명으로 운영하던 가맹점의 로열티 7억6000만원을 면제한 혐의 등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요식 프랜차이즈 회사를 윤리적으로 운영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자금을 이용해 친족에 대한 부당지원 행위를 하는 등 MP그룹의 윤리경영을 희망하고 상생협약을 체결한 가맹점주에게 피해를 입혔다”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해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기본취지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영업을 방해하거나 보복 출점한 충분한 증거가 없고 단정할 증거가 부족한 점, 속칭 치즈 통행세에 대한 공급가격은 정상적으로 산정된 점, 전과가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정 전 회장의 동생에게는 무죄를, MP그룹에는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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