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닥은 14.65포인트(1.63%) 내린 886.58을 기록했다. 16년 만에 900선을 넘어선 지 하루 만에 숨을 골랐다. 그래도 투자심리는 시들지 않았다. 이날 코스닥에서는 10조3677억원이 거래됐다. 전날보다 4.18%(4160억원) 늘었다.
◆실적·정책·수급 '트리플 호재'
대세 상승장은 실적과 정책, 수급을 모두 충족할 때 나타난다. 코스닥 상장법인은 2017년 순이익을 1년 만에 76% 늘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으로 불을 지폈다는 점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수급도 어느 때보다 좋다. 개인이 끌고 외국인이 밀어주고 있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개인은 코스닥에서 약 1조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76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만 1조6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제도적·수급적 변화를 통해 큰 흐름을 잡아줬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혁신 정책이 공개되면서 증시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업 실적에 정책 ·수급 동력까지 가세하면 코스닥 강세는 더욱 힘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 목표지수 릴레이 상향
주요 증권사가 코스닥 목표지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지수를 880선에서 1070선으로 높였다. 정훈석 연구원은 "이익 전망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둔화될 것으로 우려했던 코스닥 상장법인 이익이 올해 1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10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다만 코스닥이 올해까지 2년 연속 20%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1000선을 넘어선 후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도 "연내 고점을 1000선으로 잡고 있지만, 통합지수 발표에 따른 기대감으로 더 오를 수도 있다"며 "1000선에 도달하는 시점은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실적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바이오주 흐름이 중요하다"며 "지수가 900선 안팎에서 횡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적개선 대형주로 포트폴리오 압축
랠리가 이어진다 해도 묻지마 투자는 안 된다. 상반기에는 대형주 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겠다.
이경민 연구원은 "실적에 따라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가 예상된다"며 "정부가 내놓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계기로 대형주·실적개선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 신설과 연기금 투자 확대는 업종 대표주와 시총 상위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위험관리는 필수다.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지렛대 삼아 일부 종목이 현저하게 과대평가됐다는 지적도 있다.
정훈석 연구원은 "실적이 됫받침되는 종목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슬림화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