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한은 총재로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박봉흠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장병화 서울시립대 초빙교수, 김재천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전 실장이 경상도 출신이지만 이번 정권과 성향이 비슷해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인물"이라며 "무엇보다 청렴결백해 인사청문회에서 걸릴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대구상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시작해 청와대 경제비서관 종합기획과장, 재무부, 교육부 차관 등을 지냈다.
이 전 실장은 이번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요직을 거치며 거시적인 정책 감각을 가지고 있다. 민간기업인 KTB네트워크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지내며 미시적인 경영 감각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이 전 실장은 1947년 생으로 올해 만으로 71세다. 고령이지만 한은 총재 요건에 연령 제한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앞서 김광두 부의장이 한은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본인이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광두 부의장이 인사청문회에 서는 것에 대해 반감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주열 총재의 임기는 오는 3월 말까지다. 한은 총재 임기는 4년으로 한 번 연임이 가능하다. 역대 한은 총재 중 연임은 단 한 차례 뿐이었다. 11대 총재인 김성환 전 총재가 연임에 성공, 1970년 5월부터 1978년 5월까지 8년 간 근무한 게 유일하다. 이 총재 역시 연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교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은 총재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명 후에는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당초 인사청문회 절차가 없었지만 이주열 총재 임명 때부터 도입됐다. 물가와 금융안정을 책임지는 중앙은행 총재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