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숙종 때 실학자 유암(流巖) 홍만선(洪萬選·1643∼1715)은 농업과 일상생활에 관한 광범위한 사항을 기술한 책인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사람은 마땅히 매우 춥거나 바람이 많이 불거나 아주 덥거나 비가 많이 내리거나 눈이 많이 내릴 때 그리고 일식과 월식, 지진이 나거나 우레나 천둥이 칠 때를 피해야 하는데 이것은 천기이기 때문이다(人當避大寒大風大熱大雨大雪 日月蝕地動雷震 此是天忌也, 인당피대한대풍대열대우대설 일월식지동뢰진 차시천기야)"라고 했다. 기후가 일상적이지 않은 현상을 보이는 것은 하늘이 꺼리는 금기이니 활동을 삼가야 한다는 말이다.
송나라의 대학자 소옹(邵雍·1011~1077) 역시 '큰 바람(大風), 큰 비(大雨), 큰 추위(大寒), 큰 더위(大暑)' 네 날씨에는 외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짐을 알고 대처하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고, 조짐을 보고도 올바른 대처법을 찾지 못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중용(中庸)>에 “군자는 평지에 거처하여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위험한 것을 행하고 요행을 바란다(君子 居易以俟命 小人 行險以徼幸, 군자 거이이사명 소인 행험이요행)"라고 한 것이고, 남송시대 여조겸(呂祖謙·1137~1181)도 <동래박의(東萊博議)>에서 “천하의 일은 조심함에서 이루어지고 소홀함에서 실패한다”라고 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