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은 15일 “권력구조 개편이 없는 개헌은 의미가 매우 축소될 것”이라면서 “꼭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본청 접견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이 헌법에 기초해 개헌안을 발의하면 국회는 당연히 심사해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최선이 불가능할 때는 헌법에 주어진 권한을 대통령이 행사하는 것 또한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의 권한일 수도 있고 책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의장은 3월 중순에는 개헌안이 발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개헌특위가 약속한 대로 6월 지방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가 이뤄지기 위해선 3월 중순에 개헌안이 발의돼야 한다”면서 “포괄적 개헌이 이뤄져야 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지방분권 강화, 권력구조 문제가 반드시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의장의 개헌에 대한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의 이견이 큰 권력구조 문제는 추후 미룰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정 의장은 개헌에 있어 권력구조 개편이 핵심이라고 밝힌 것이다.
오는 5월 말 임기가 끝나는 정 의장은 가장 힘들었던 일로 정부 조각이 늦어졌던 점을 꼽았다. 그는 “인수위가 없는 상태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첫 조각이 무려 반년이나 걸린 것 아닌가”라면서 “그 과정에서 여러 분이 낙마하기도 했고 여야 간 논란이 심각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따라 관심이 높아진 국회 특수활동비 내역 공개와 관련해서는 부정적 반응을 내놨다.
그는 최근 국회가 국회 특활비 내역 공개 소송에 대해 상소한 것과 관련, “대법원의 마지막 심판까지 받아 볼 요량”이라며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올해 예산에서 특활비 규모를 23.1% 줄이면서 투명화했다”면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차적으로 TF 논의를 토대로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 전체 중요기관의 특활비를 어떻게 투명화할 지 심각하게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불법행위에 대해선 엄단해야 하지만 특활비가 가져온 그 당시의 제도는 존중될 필요도 있다”고도 했다.
정 의장은 “적폐청산 때문에 국정 일부가 방해를 받는다든지 국민의 관심에 의해서 개혁이 추진돼야 할 중요한 국가 정책이 소외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적폐청산과 관련해 여러 사람들이 피해를 보거나 너무 심한 논란이 일어나고 또 갈등과 분열이 유발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