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연휴 해외여행 중국인들 “태국·베트남·캄보디아 좋아요”

2018-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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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조건 완화에 동남아 관광지 선호

각국 중국어 교육·관광상품 홍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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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싱가포르를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 현지 커피숍에서 중국 모바일 결제시스템 '알리페이'를 이용해 커피를 사고 있다. [사진=바이두]

동남아 싱가포르를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 현지 커피숍에서 중국 모바일 결제시스템 '알리페이'를 이용해 커피를 사고 있다. [사진=바이두]

중국 중심의 경제권 형성을 목표로 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추진을 위해 중국이 동남아 지역 내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들은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인기 해외 여행지로 부상했다. 

소득 수준 향상과 함께 국가가 외국인의 입국을 허가하는 증명서인 비자 발급이 면제되거나 간소화되면서 공휴일에 해외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 관광객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 차원의 일대일로 정책 추진이 중국 해외 관광객의 발길을 동남아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Ctrip·攜程)의 ‘2018 춘윈(春運, 춘제 운송) 빅데이터’에 따르면 올해는 사상 최대 규모인 중국인 30억명이 여행길에 나설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춘제(春節·음력설) 연휴 기간 60여개국, 280여개 관광지를 찾을 예정이다. 중국인이 찾는 가장 먼 여행지는 ‘남극’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씨트립의 춘제 해외 단체·자유여행 상품을 예약한 중국인 수는 이미 수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국경절(10월 1~8일)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간 중국인 수는 600만명 이상이었고, 이는 국경절 전체 여행객의 41%를 차지했다.

씨트립 해외여행(단체·크루즈·자유) 사업부에 따르면 약 70%의 중국인이 아시아 지역을 여행지로 선택하고 있다. 이 중 45% 이상은 동남아 국가를 선호하고, 그 뒤로 홍콩·마카오·대만, 일본, 한국 등 순으로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트립 관계자는 “특히 최근 비자 조건이 완화된 국가를 여행지로 선택하는 중국인의 수는 전년 대비 100% 이상 늘어나는 추세”라며 ‘2018 춘제 비자 면제 인기 여행국 톱 10’을 공개했다.

현재 중국인의 무(無)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는 67개국으로 동남아,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명단에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몰디브, 모리셔스, 캄보디아, 스리랑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등이 포함됐다. 명단 중 동남아 국가의 수는 6개에 달해 높아진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 중에서도 태국은 동남아 국가 가운데 최고로 선호하는 여행지로 꼽혔다.

지난해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에도 중국인 관광객 20%가 태국을 선택해 최고 인기 여행국으로 등극했다. 씨트립 통계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동안 2만명이 넘는 중국인이 태국 여행상품을 구매했다.

태국에 이어 베트남도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는 국가 중 하나다. 베트남 내 중국인 관광객 수는 중국과 베트남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겪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증가했다.

베트남이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의 주요 경쟁국들과 달리 한자와 유교 문화권에 속하고, 비자 발급 면제의 편리함이 중국 관광객을 베트남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78만명이던 베트남의 중국(홍콩 제외) 관광객 수는 2016년에 약 100만명이 늘어난 270만명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60만명을 넘어섰다.

캄보디아는 2017년 한 해에만 1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해 지난해 캄보디아를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의 45%를 차지했다. 캄보디아 당국은 ‘2016~2020년 중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을 발표해 오는 2020년까지 연간 2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 유명 관광지 앙코르와트는 곳곳에 중국어 가이드를 배치했고, 관광지 주변 지역 기념품 판매점에는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공항 내 경찰, 승무원에게 중국어 교육을 시키고, 캄보디아 출입국 신고 카드에 중국어 표기도 마련했다. 또 캄보디아 전역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위안화로 직접 지불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 환경도 조성했다.

캄보디아 씨엠립(Siem Reap) 주(州) 관광국장은 “일대일로 전략 추진으로 캄보디아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준 캄보디아를 방문한 외국 관광객 수는 190만명인데 이 중 절반인 80만명이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스리랑카는 ‘단체 결혼식’ 관광 상품으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중국인 관광객 50쌍이 단체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스리랑카 전통 불교식으로 진행된 이 결혼식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위한 관광코스다. 이 코스는 중국 관광객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며 스리랑카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을 13%까지 올리는 효자 역할을 했다.

지난해 스리랑카를 찾은 중국인은 상반기 폭우로 전년비 1.32% 줄어든 26만8000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폭우 피해 복귀가 완료돼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회복세로 전환,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어우양위젠(歐陽宇劍) 촨차이(川財)증권 연구원은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 동남아 여행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남아 여행을 선택하는 중국 소비자가 대다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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