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 2곳만 은행예금 이자 격인 예탁금 이용료율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나머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직 그대로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도 마찬가지다.
증권사는 예탁금을 증권금융에 맡겨 운용하고, 여기서 얻는 수익 일부를 이용료라는 이름으로 이자처럼 고객에게 지급한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이 예탁금 이용료율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이 선제적으로 나선 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12일부터 예탁금 이용료율을 0.53%에서 0.79%로 올린다고 공지했다. 단, 분기 평균 잔액이 50만원 미만인 계좌에 대해서는 현행 0.3%를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오는 15일부터 50만원 이상인 계좌를 대상으로 예탁금 이용료율을 0.5%에서 0.75%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 회사도 50만원 미만에 대해서는 현행 0.3%를 유지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는 예탁금 이용료율 변동사항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해야 한다. 물론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이런 사실을 홈페이지에서 알리고 있다. 이에 비해 나머지 대형사 8곳은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NH투자증권은 2016년 기준금리 인하 당시 대부분 증권사들이 예탁금이용료율을 낮췄지만, 기존 수준인 0.75%를 유지했고 현재까지 타사 대비 높은 예탁금이용료율을 적용 중이다.
윤기림 리치빌재무컨설팅 대표는 "일반 투자자는 예탁금이용료율에 대해 잘 모르고, 알더라도 신경을 안 쓰는 편"이라며 "적은 수익이라도 누리고 싶다면 예탁금 이용료율도 꼼꼼하게 따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부 증권사는 증권계좌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합하거나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CMA 이자율이 예탁금 이용료율보다 높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