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코스피 예상범위 상단은 단기적으로 2550선 안팎이다. 2500선에 바짝 다가선 지수가 사상 최고치(2017년 11월 2561.63)를 다시 넘볼 것이라는 얘기다.
코스피는 5일까지 한 주 만에 2467.49에서 2497.52로 1.22%(30.03포인트) 올랐다. 코스닥도 798.42에서 828.03으로 3.71%(29.61포인트) 상승했다.
외국인이 시장을 주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같은 기간 코스피 주식을 각각 3753억원, 959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1조244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정부는 이달 안에 '코스닥 중심 자본시장 혁신방안'을 내놓는다. 코스닥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서는 원화강세로 대형 수출주가 실적 우려를 낳기도 했다"며 "그에 비해 연기금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코스닥으로 개인 투자자가 몰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피를 보면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환율은 5일 1062.2원으로 한 주 만에 10원 가까이 떨어졌다. 2016년 말 1207.7원에 비하면 1년 남짓 만에 12% 넘게 내렸다.
대개 원화강세 시기에는 해외시장 경쟁력이 중요한 자동차, 조선, 반도체가 약세를 보인다. 다만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매수세가 우리 증시로 들어올 가능성은 더 커진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경기도 나란히 살아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며 "북핵과 사드 리스크가 줄어든 점도 원화강세를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차익은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중요한 유인"이라며 "다른 신흥국에 비해서도 원화강세가 두드러져 외국인 유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은 단기적으로 860선 안팎까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에서 관전 포인트는 세제 혜택과 새 벤치마크 지수"라며 "부양책 강도에 따라 상승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코스닥은 다른 호재도 많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다음달 내놓을 '중소·벤처기업 협업 활성화 대책'이 대표적이다.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8)'도 긍정적인 재료로 꼽힌다.
김병연 연구원은 "원화강세를 감안할 때 환변동성이 낮은 정책 수혜주와 바이오를 필두로 한 성장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예상고점은 단기적으로 860선 안팎으로 본다"며 "다만 800선 안착에 실패한다면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과열에 대한 우려도 없지는 않다. 현재 코스닥 랠리를 주도하는 제약·바이오 종목 주가에 거품이 많다는 것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부양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은 많았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