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도시 일대에 리모델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잇따라 성남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는 등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집값도 수직 상승 중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남시는 정자동 느티마을3·4단지와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이 제출한 건축설계안을 조건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늦어도 내년말부터 리모델링 공사가 이뤄지면 느티마을 3단지와 4단지는 각각 770가구, 1006가구에서 877가구, 1154가구로 탈바꿈한다. 무지개마을4단지도 5개동, 563가구에서 6개동, 647가구로 늘어난다.
이들 단지가 리모델링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이다. 분당 아파트들은 대부분 1990년대 초중반 준공돼 재건축 연한이 남아 있는데다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내년에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대상도 아니고 기부채납 의무도 없다. 또 용적률 200% 내외의 중층 단지가 많아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사업성이 좋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현재 정자동 일대에 불고 있는 리모델링 바람은 서현동과 수내동 일대로 번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서현동 시범단지 현대아파트와 인근 삼성·한신아파트도 리모델링 추진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리모델링 추진단지의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해당 단지의 집값 상승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소재 느티마을 3단지 전용면적 59㎡ 매물은 12월 들어 5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올초 매매가였던 4억82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 전용 58㎡ 매물은 이달 들어 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연초 매매금액인 3억6000만원 대비 7000만원가량 올랐다. 또 다른 리모델링 단지인 야탑동 매화마을1단지 59㎡도 지난 10월 4억5000만원으로 해당 면적 최고가를 기록했다.
정자동 소재 M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당은 중소형 위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아 매물이 귀하다. 특히 리모델링 추진단지의 경우 겨울 비수기에도 매물 문의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성남에서 준공 15년 이상의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는 175개 단지, 11만336가구에 달한다. 초기 리모델링 추진단지의 사업 순항 여부에 따라 참여 단지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재건축 관련 규제로 인해 분당 등 1기 신도시 대단위 단지들이 리모델링 사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다만 리모델링은 설계상 제약 때문에 아파트 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꾸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