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금융행정혁신위원장 "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 매겨야"

2017-12-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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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장 셀프연임 문제 있다"

금융당국의 개혁안을 마련 중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삼성 특검이 찾아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에 과징금과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금융위원회에 권고했다.

윤석헌(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최종 공고안을 발표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93년 8월 이전에 만들어진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을 부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셀프연임'에 대한 당국의 발언은 관치와 거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하 윤석헌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 금융위와 얼마나 공감대 있나?
=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입장 차이가 있다. 우리가 이야기한 걸 금융위는 집행해야 하는 입장이고 규정 법령을 가늠해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혁신위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사안까지 검토하기도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 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보고서 작업을 했다. 방향을 제시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그 방향 하에서 현실적이 대안을 찾아가는 것에 대해 말한 부분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은 금융위가 방향을 찾아가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정책과 감독 괴리하라고 했는데 현실성은?
= 금융감독체계 문제는 혁신위 주된 업무는 아니라는 점에서 출발했다. 보고서에도 명시돼 있다. 다만 행정이라는 게 조직체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이 분명하므로 나름대로 체제와 조직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속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개념 정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 금융위 조직 내에서 할 수 있는 걸 생각하고 찾아보자는 시도에서 들여다봤다. 건전성, 소비자보호가 감독쪽이고 정책이 있을 것이다. 집행이냐 정책이냐로 구분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하고자 했다. 하다보니 쉽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정리했다. 금융위 내부에서 과연 구분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어려운 문제고 단기내에 칼로 무 자르듯이 하긴 어려운 것들이 있다. 금융산업정책과 감독 정책이 서로 견제와 균형 이룰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업무를 분리할 수 있음 하고 현체제하에서 협력할 수 있음 하자는 것이다.

▲ 케이뱅크, 금융실명법 등 당국이 적법하게 일처리하지 않은 거 아니냐는 지적 있다. 혁신위는 소통이 부족하거나 투명하지 않았을 뿐이지 적법하지 않은 일처리는 아니라고 본 것인가?
= 1993년 8월 이전에 만들어진 차명계좌에 대해 혁신위 생각이 뭐냐고 하면 과징금을 받는 게 맞다고 본다. 다만, 과거를 돌아본다든지 선의의 피해자를 고려하면 금융위가 주장해 온 의견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에 같이 언급했다. 두 개를 두고 선택하라고 하면 혁신위의 입장은 전자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여러 이유로 인해 행정을 그런 식으로 끌어 왔다. 또 위법이었느냐까지는 판단할 역량이 없다고 본다.

=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리적으로 어떻게 봤느냐는 해석의 문제이고 해석은 금융당국이 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해석이 타당한지 여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차명계좌의 실명 여부나 과장금이 부과될 수 있는지 여부는 혁신위와 금융위 입장이 달랐다. 결국은 유권해석의 문제는 입법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금융실명제 관련해선 초기부터 차명계좌를 허용하느냐는 문제가 됐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

▲ 참호구축 견제가 무슨 뜻인가?
= 셀프 연임과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최고경영자(CEO)가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들이 동일한 CEO를 재선임해서 셀프연임이 됐다. 그들만의 참호를 구축해서 그 안에서 인사가 이뤄지는 행위다. 당연히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공정하지 않고 투명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대응 방안을 찾느라고 노력했고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 셀프연임 관련해서 관치논란 있는데 혁신위 입장은?
= 관치가 뭐냐부터 다시 물어야하는데 개인적으로 관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위·금감원이 수행해야 하는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적절한 모니터링과 리더십 등은 필요하다고 본다. 안 할 일을 하고 할 일을 안하는 게 문제지,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에 대해 관치라고 나무랄 건 없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금융산업이 높은 기준에 부합하느냐, 그건 아닌 것 같다. 가까운 과거에도 그런 일들이 일어났으므로 재발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 등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를 관치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굳이 관치라고 부를 건 없다고 본다.

▲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대해 은행 수준이 규제 필요하다고 했는데?
= 당연한 것이다. 그 이슈는 최소한 제가 보는 견지는 왼쪽 깜박이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건 자본시장 발전이 덜 돼 있으므로 발전시킬 필요 있고, 그를 끌고 나갈 초대형IB 필요하다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전통적인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업무가 활성화되는 게 바람직한데, 지금 하고자 하는건 단지 은행업무다. 단기자금 조달해서 대출하면 종금사 문제가 재발할 수도 있다. 물론 잘하겠지만 약간의 걱정이 있기 때문에 단서가 붙은 것이다. 초대형IB가 정상적인 궤도로 발전할 때까진 은행업이므로, 은행업종과 유사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 케이뱅크 은산분리 기대지 말라고 했는데?
= 케이뱅크 인가 자체가 도마위에 올랐다. 행정 절차상의 부족함이 있었다고 지적하는 상황에서 이를 다 덮고 괜찮다, 원하는대로 가라, 은산분리도 없던 걸로 하자고 할 순 없다. 케이뱅크 특혜 시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금융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모습 보여주면 된다. 케이뱅크가 최근 메기 역할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그럼에도 특혜 시비 있었고, 그 특혜 시비가 은산분리 완화를 기대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으므로 인터넷은행의 발전 모델을 보여주면 국민들이 적극 지지하지 않겠냐는 의미다.

▲ 초대형IB 건전성이라는 게 은행 BIS비율 정도의 수준을 뜻하나?
= 업종이 다르므로 BIS라고 얘기하긴 어렵다. 다만 BIS틀이 강한 자기자본을 요구하고 있다. 대형IB가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그에 걸맞는 규제, 감독이 필요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고 시장안정을 꾀하는 것이다. 

▲ 은행이 커버하지 못하는 기업을 초대형IB가 커버하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는데?
= 혁신기업에 지원한다거나 대형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한다든가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직접금융을 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논의됐다. 그래서 초대형IB를 막지 않은 것이다. 일정기간 감독 강화한 후 다시 보자는 생각을 했다.

▲ 초대형IB가 발행어음 대신 어떤 걸 했으면 자본시장 취지에 맞는지
= 직접금융 시장과 간접금융 시장이 있는데 간접금융 시장은 비대하게 잘 발전된 상태다. 이제 직접시장을 키워야 한다. 대출은 간접금융 시장에서도 하는 것인데 초대형IB가 왜 굳이 하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초대형IB 본업과 거리가 있다. 대출을 먼저 하겠다고 한다면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 노동이사제 근로자추천이사제 차이는? 부작용 우려는?
= (김헌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금융공공기관에 추천한 노동이사제 도입은 서울시에서 이미 하고 있고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정부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렇게 추천한 것이다. 다만 금융회사는 다양한 주주들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있다. 이해관계자 중 근로자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다른 고객들의 입장도 있다. 따라서 근로자추천이사제라는 명칭으로 근로자들이 추천하는 사람이 참석하는 방안이 어떠냐고 논의했다. 이 이슈는 회사법 체계와도 관련 있으므로 내부적으로 논의가 많이 진전된 이후 말할 필요가 있다.

▲ 회장 임추위 등 말하면서 한국거래소를 찍어서 말한 이유는
= 간단하다. 거래소는 100% 민간소유다. 공공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배구조가 차별화 될 필요가 있다. 좀 더 중립성을 가져야 한다. IPO 등 그 이상의 것이 이뤄지겠지만 거기까지 가기 전엔 좀 더 중립적인 목소리가 나오길 바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 국정과제 인용이 많은데 현정부 코드 심은 거 아닌가?
= 은산분리에 대해서는 찬성 또는 반대라고 이야기 안했다. 조심했다. 다만 찬성은 아니다. 적극 찬성은 아니다라고 해석하면 된다. 국정과제와 조율한 부분은 새정부 하에서 혁신위가 시작한것으로 당연한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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