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하룻밤 사이에 신생아 4명이 잇달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례적인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병원 측은 공식사과와 함께 사태 발생원인 규명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17일 병원계와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9시31분부터 오후 10시53분까지 1시간20여분에 걸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응급조치를 받다가 사망했다.
사고 직후 남은 신생아 중 1명은 퇴원 조치했고, 나머지 11명의 신생아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이송 절차에 착수했다. 숨진 신생아들은 이 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경찰은 16일 밤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즉각 출동해 현장감식을 비롯해 사망 신생아를 치료한 집중치료실 의료진 관계자와 유족 등을 상대로 밤늦게까지 1차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족들은 이 신생아들이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했으나, 병원 의료진은 사전 증상이 없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7일 오전까지 현장감식을 진행했으며,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신생아들의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나 신생아 사망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은 17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이화여대부속 목동병원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브리핑을 갖고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4명의 아기와 유가족, 예기치 않은 전원 조치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계신 보호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고 원인 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정 원장은 “현재 병원은 보건소·경찰 등 관계기관과 함께 원인 파악과 후속조치에 나서고 있다”면서 “긴밀히 협조해 이른 시일 내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 측은 병원이 유가족에게 먼저 사고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서 공식 사과하는 데만 급급하다며 반발했다. 한 유가족은 “유가족부터 챙기기는커녕 언론 브리핑부터 하는 것이 어이가 없다”며 “병원에서 우선으로 챙기는 대상이 언론사인지, 유가족인지 묻고 싶다”고 항의했다.
이에 병원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정말로 머리 숙여 사과한다”면서 “언론 브리핑이라 유가족에게 연락이 안 간 것인데, 앞으로 유가족에게 더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