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14일 오후 6시 30분께 세종시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연말 송년 간담회에서 4대 그룹을 겨냥해 “제가 2년반동안 위원장에 있을 테니, 변화의 끝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을 보여달라”며 “각 그룹의 문제점은 그 그룹에서 더 잘 알고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요체는 그 길을 실행하는 결정이다. 그 결정을 빨리 해달라는 거다. 뭘 하라고 구체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기에 팔 비틀어 하는 개혁은 조금만 시간지나면 실패하는 길로 들어섰고 6개월 이내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발상으로 지난 30년간 개혁이 실패했다”며 “절대로 그렇게 가지 않을 것이고 제가 공정위원장으로 있는 포지션은 언제나 같다. 문제 당신이 더 잘 안다. 해결방법 잘안다. 그걸 빨리 내려달라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노력이 시작됐지만 대기업이 변화의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삼성에 대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관계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바꿔서 금산분리 규제를 사전적으로 강하게 규제하기보다는 금융감독통합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그는 동의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선진국, 시장질서가 정상화된 나라라면 기본적 장치를 통해서 변화하고 해당그룹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변화하려고 하는데 이를 모른다는 건 넌센스”라며 “2년 10개월 뒤 공정위원장이 있는 동안 재벌 구조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재벌개혁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간담회 시작과 함께 자신의 휴대전화 수신음인 영국 가수 알 스튜어트의 1978년작 'Palace of Versailles'(베르사유 궁전)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프랑스혁명을 상징하는 원곡 가사를 보면서 결국 혁명의 덧없음을 보여주는데 공정경제 만드는 과정에서 혁명이 아닌, 진화가 되길 원한다”며 “지속가능하고 예측가능하게 세상을 조금씩 조금씩 후퇴하지 않게 누적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내년초부터 시행되는 로비스트 규정에 대해 국무조정실과 협의, 법제처 거쳐야하는 등 절차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렸다.
공정위 내부 혁신과 관련, 인사 문제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어공위원장이기 때문에 취임하자마자 간부 바꿀 수 없어서 6개월을 지켜봤다”며 “내년 새 정기인사를 통해 내부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