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차기 사장 하마평에는 회사 안팎에서 다수 후보가 오르내리고 있다.
윤경은·전병조 현 각자대표는 올해 말로 임기를 마친다. KB금융은 KB증권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이달 안에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증권 대표를 단독대표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 우세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각자대표 체제를 끝내고 단독대표를 선임하는 것으로 안다"며 "새 대표로 KB금융지주 출신 임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지주 출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KB금융은 통합 KB증권 출범 당시부터 국민은행 등 관계사와의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통합 2년차를 기점으로 이런 전략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여기에 적합한 인물로 먼저 이동철 KB금융지주 전략총괄 부사장이 꼽힌다. 그는 전략기획부장과 경영관리부장, 전략담당 상무를 거치는 등 지주 내에서 전략통으로 꼽힌다. 특히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합병을 진두지휘했던 이력이 강점이다. 전귀상 기업투자금융(CIB) 총괄 부사장과 박정림 자산관리(WM) 총괄 부사장 등도 지주 출신 후보군에 포함된다.
KB증권 내부에서는 김성현 IB 총괄본부장(부사장)과 공현무 법인영업부문장(부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현 사령탑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윤경은 대표는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부문을, 전병조 대표는 투자금융(IB)과 홀세일(WS) 부문을 맡아 올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KB증권은 1~3분기 16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KB투자증권이 기록한 순이익의 4배에 이른다. 현대증권을 포함해도 60% 넘게 성장한 수치다.
다만 둘 중 한 명만 대표이사에 오를 경우 내부 갈등이 우려된다. 올 초 KB증권은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간 합병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각자대표 체제를 결정했었다. 현재 KB증권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출신 직원이 섞여 근무하고 있다. KB투자증권 출신은 진급 면에서 비교적 빠르고, 임금은 현대증권 출신이 더 받는 등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다는 불만이 노출돼왔다.
바깥에서는 IBK투자증권 사장 하마평에 올랐던 정기승 한양대 특임교수가 새롭게 언급된다. 그는 19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금융제도개선특별위원장을 맡았다. KB증권 전신인 현대증권 시절(2014년 3월~2016년 3월) 상근감사로 일하는 등 KB증권과도 인연이 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기승 교수가 새 사장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안다"며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장을 지낸 이후 10년가량 증권업계에 몸담아, 경력 면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