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의 주요 관리대상사업 집행률은 각각 86.9%, 7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부처에서는 △국방부 △방위사업청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경찰청 △농촌진흥청 등이 60~70%대 집행률에 그쳐, 연말까지 예산 소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에서도 한국철도시설공단은 10월 기준 54.1%로,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올해와 비교해 지난해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의 예산집행률의 진행이 각각 1.4%p, 4.4%p 가량 빨랐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해 연말 최종 예산집행률을 보면, 중앙부처는 97.2%, 공공기관은 95.1%로 예산 소진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사업예산이 100% 소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역시 예산 집행을 마무리짓기엔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지난해와 달리 한달 늦은 지난달에 교부금이 대거 집행됐기때문에 연말들어 전체 집행률에서는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예산 소진을 위한 사업추진에 다소 소홀했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정부 기관의 효율적인 예산 집행에 대한 의지가 부족할 경우, 내년 예산 집행에서도 남아도는 사업예산이 생길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우려다.
기재부는 재정사업 자율평가를 토대로, 정부기관의 재정집행 등을 평가지표에 포함시키고 있다. 100점 만점 기준 30점 정도에 예산집행률 실적이 반영된다.
그러나 정부 부처의 사업예산 남기기 행태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공직사회에 예산 설계시 예년보다 줄이기보다, 늘리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둔다는 관행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A기관 관계자는 “중앙기관이나 산하기관이나 예산을 끝까지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예산을 남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사업효과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분산시키고, 변수 등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예산을 충분히 집행하도록 하는 게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기관별로 상이한 예산 집행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겨우 50% 집행률을 넘기는 기관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도 나오는 현상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다.
기재부 예산평가 담당자는 “기관마다 또는 사업마다 특정한 상황이 있어, 무조건 똑같은 예산집행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예산집행이 기관 평가의 일부에 속하는 만큼, 사업의 실효성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한내 예산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