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과거 중요한 고비 때마다 찾는 곳으로 알려진 백두산에 또다시 올라 이번에는 어떤 결단을 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두산은 김일성 주석이 항일투쟁한 곳이자 김정일 위원장의 출생지라고 북한이 주장하는 곳으로, 북한 정치의 근간이 되는 장소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김정은 위원장이 강설을 헤치고 12월 백두산 정상까지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언급한 구체적인 과업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북 압박이 심화되는 이 시점에 김정은 위원장이 이른바 '혁명의 성산'으로 자칭하는 백두산에 오른 것은 조만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에 앞서 결의를 다지기 위한 행보라는 풀이가 나온다.
또한 과거 중요한 고비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을 방문했던 전례를 감안했을 때, 2018년 신년사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을 전면 선언할 것이라는 데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은 북한 정치에 있어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백두산에 오른 때는 2013년 11월 말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동계 스포츠 기지인 체육촌과 삼지연 혁명전적지 등을 둘러봤다.
활동만 보면 평범한 시찰이었지만 백두산 시찰 직후인 12월 초 고모부인 장성택에 대한 숙청 작업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곳에서 고심과 결단이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집권 후 두 번째로 백두산을 방문한 것은 집권 만 3주년 때인 2014년 11월 말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최측근 인사들과 백두산을 찾아 천지에까지 직접 올랐다.
같은 해 12월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3주기로, 이른바 '3년 탈상'을 앞둔 시점이었다. 이에 유훈 통치를 벗고 본격적인 '김정은 체제'의 출범을 앞둔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라 고심과 결단을 내렸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특히 김 위원장은 1달여 뒤인 2015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문별 회담도 할 수 있다.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에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 할 이유가 없다"라면서 남북 간 정상회담 개최 용의까지 피력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만 3년이 되던 2015년 4월과 김정일 위원장의 5주기였던 작년 11월에도 백두산 지역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