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우도환은 특별했다. 외모에서 풍겨지는 차가운 이미지는 그야말로 선입견일 뿐이었다. ‘매드독’에서 보여줬던 엘리트한 모습에 따뜻한 마음이 더해져서 더욱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서 본명은 얀 게바우어, 별칭 김박사인 뇌섹남이자 거리의 사기꾼 김민준 역을 맡아 사랑 받았던 배우 우도환을 서울 신사동 카페 피카에서 만났다.
극중 김민준으로 약 2개월을 살아온 우도환. 그는 김민준 역할에 대해 “처음엔 낯설었다. ‘구해줘’에서의 동철이라는 캐릭터는 준비 기간이 2개월, 촬영을 4개월 반 년 정도 했었다. 그런데 김민준은 독일 유학파 출신 엘리트를 연기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경북 사투리를 쓰는 동철이로 살았었기 때문에 김민준 캐릭터는 매우 새로웠다”며 “사실 올해는 동철이가 우도환인줄 알고 살았는데 민준이로 다시 살아야 해서 초반 적응에는 힘들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매드독’에서는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했다. 배우 유지태가 극을 이끌어 가는가 하면, 조재윤과 같은 감초 연기 신스틸러 등 대선배들과 호흡했다. 사실 대선배들과 쉴새 없이 호흡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부담감도 있었을 터. 하지만 그는 “유지태 선배님은 학교 선배님이시고, 조재윤 선배님은 ‘구해줘’에서도 만났던 사이였기 때문에 적대감은 처음부터 없었다. 현장에서 너무 재밌기만 했다”면서도 “솔직히 ‘매드독’ 네 명이 있는 팀에 혼자 들어가서 연기 할 때는 적대감이 있는 모습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무섭기도 했다. 연기적으로 아우라가 있으신 분들이기 때문에 중압감을 느끼긴 했었다”고 전했다.
‘구해줘’에서는 사투리를 구사하는 동철로, ‘매드독’에서는 똑똑한 민준을 연기하면서 그의 연기 변신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우도환의 연기에 호평을 쏟아냈다. 그러나 정작 우도환은 “걱정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구해줘’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매드독’ 촬영에 들어갔다. 그래서 어떻게 봐주실지는 걱정을 했었다. 저 역시 동철을 잊지 못한 상태인데 저를 좋아해주시고 지켜봐주셨던 분들에게는 어떻게 봐주실까 하는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다”면서도 “좋은 반응들을 볼 때면 더 열심히 잘 해나가면 되겠구나 싶었다. 힘이 많이 됐다. 걱정과 우려를 할 필요 없이 내가 잘한다면 더 재밌게 봐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ㄷ.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배우 유지태 선배님은 굉장히 나이스 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 앞에서 항상 웃고 계시고 힘든 티 안내신다. 감기 걸렸다고 하시면 약도 챙겨주시는 등 굉장히 아껴주신다”며 “확실히 배워야 될 부분은 있는 것 같다”는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화영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드라마 처음 들어갈 때 로맨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이게 무슨 감정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장난을 치는 건가 싶더라. 시청자 분들에게 처음 보여드리는 로맨스 연기 였다”며 “서로 케미 잘 맞게 제대로 해보자고 했다. 감독님께서도 로맨스 신에서는 공을 많이 들이셨다고 하더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우도환은 “시청자 분들이 선택해주시는 것 같다. (나는 라이징 스타가) 될 거야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해주시기 때문에 그런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시청자와 팬분들이 만들어주신 호칭이다. 지금 많이 알아봐주시는 걸 많이 실감하고 있다. 아직은 길에서 누가 알아봐주시면 굉장히 부끄럽다”라고 말하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올해 ‘구해줘’와 ‘매드독’ 등 두 작품을 통해 대중과 만난 우도환은 두 작품 모두 성공 시키는 능력(?)을 드러냈다. 그러나 ‘구해줘’의 역구 우도환에게 늘 어려운 숙제와 같은 작품이었다.
그는 “‘구해줘’는 사투리 연기 때문에 매 회가 어려웠다. 때문에 ‘매드독’ 초반엔 사투리 억양이 조금 남아있는 상태에서 연기해서 정말 너무 어렵더라”며 “그때 저라는 사람이 바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구해줘’를 끝내자마자 ‘매드독’ 촬영을 이어가다보니 캐릭터에서 빠져나올 시간이 충분치는 않았다. 이 때문에 우도환은 ‘매드독’ 촬영 초반 사투리 억양을 고치느라 꽤나 고생했던 눈치였다.
그는 “처음 사투리 연기를 할 때는 해도 해도 안 되는데 너무 안 되니까 나 자신에게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래서 남들 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했다. 제 주변에 연기 선생님이 다섯 분 계시는데, 하루종일 시간대별로 연락해서 한 달 반 정도를 사투리를 준비하고 촬영에 들어갔었다”며 “그렇게 하다 보니 서울말을 못 쓰겠더라. 반년 동안 사투리를 쓰고보니 뭔가를 읽으면 사투리로 읽히더라. ‘구해줘’ 끝나고 일주일 뒤에 ‘매드독’ 촬영이 들어갔는데 사투리를 빼는 게 가장 어려웠다. 서울말로 언변의 마술사인데 갑자기 사투리가 튀어나오면 안 되지 않느냐”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2연타속 홈런을 날린 우도환은 “(2연타석 작품 흥행으로) 올해 운을 다 쓴 것 같다”고 웃으며 “좋은 대본과 감독님을 만난 덕분인 것 같다”며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 [AJU★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