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글로벌 지속가능소비생산(SCP)을 확산시키고, 아시아지역 국가에 친환경 정책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6~17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2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가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6일(현지시간) 한국 홍보관에서 ‘공공녹색구매를 통한 기후변화 해법 모색’이라는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유엔환경계획(UNEP), 유엔지속가능발전센터(UNOSD) 등 국제기구 관계자와 국내·외 지자체 녹색구매 담당자들이 공공녹색구매를 통한 온실가스감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UNOSD 윤종수 원장은 “지속가능소비생산은 더 적은 자원을 사용하고, 오염물질은 덜 배출하는 동시에 더 많은 사회적 편익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기후변화 저감을 위해서는 지속가능소비생산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7월 UN본부에서 개최되는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서 지속가능소비생산 분야의 각국 진척상황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다.
이 행사를 공공녹색구매를 포함, 지속가능소비생산을 위한 각국 수범사례를 공유 및 전파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게 윤 원장의 제언이다.
이클레이 손봉희 팀장은 UN 지속가능소비생산 10개년 계획(10YFP) 지속가능공공구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올해 4월 공동 발족한 ‘한·중 지자체 공공녹색구매 이행지원 및 편익측정 실무그룹’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한국의 공공녹색구매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수범사례로 소개된 바 있다”며 “최근 아시아·태평양 개도국으로부터 한국의 제도 운영 경험 공유에 대한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정책운영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며, 기후변화 저감 및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신규 친환경제품 시장창출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올해부터 UNEP와 함께 한국 공공녹색구매 제도 운영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파 및 확산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UN 지속가능소비생산 10YFP 지속가능공공구매 프로그램 주관기관으로, 이클레이와 올해 4월 공동 발족한 ‘한·중 지자체 공공녹색구매 이행지원 및 편익측정 실무그룹’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10YFP 지속가능공공구매 프로그램은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12%(OECD 회원국 기준)에서 30%(개도국 기준)를 차지하는 전 세계 정부 조달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해 2014년 4월 발족된 프로그램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이클레이를 통해 지난 5월 수원시를 한국 참여 지자체로 선발했으며, 내년 9월까지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환경산업기술원, 유엔 10YFP 프로그램 공동주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14년 유엔환경계획, 이클레이와 함께 ‘10YFP 지속가능 공공구매(SPP)’ 프로그램의 공동주관 기관으로도 선정됐다.
공공구매는 공공기관이 물품·공사·용역 등을 구매하는 행위다. 공공구매는 GDP 12~30%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공공영역이 친환경제품을 구매하면 친환경제품 초기 시장을 창출하고 제품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SPP 프로그램 공동주관 기관으로 전세계 지속가능공공구매를 선도하고 있다.
각국 정부·국제기구·NGO 등 120개 기관이 프로그램 회원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속가능공공구매 지식을 확산하고, 정책이행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지속가능공공구매 관련 지식을 전파하는 활동의 일환으로, 올해 6월 프로그램 사무국에서 전 세계 41개국 서베이를 통해 ‘지속가능공공구매 글로벌 리뷰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환경마크 인증제품 1만개 돌파···SCP 확산 가속화
지속가능소비생산(SCP)은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생산 및 소비를 의미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 걸쳐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을 감소시켜 생산과 소비양식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바꾸는 활동이다.
우리나라는 환경마크, 공공기관 녹색구매제도 등 유관 분야에서 10년 이상 풍부한 정책 운영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그린카드, 녹색매장 지정제도 등 다각적인 정책을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환경마크 인증제도를 도입하며 지속가능소비생산 정책을 추진해 왔다. 환경마크는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거나, 오염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친환경제품을 인증하는 제도다. 10월 말 현재 총 3588개 회사 1만4944개 제품이 환경마크 인증을 받았다.
공공녹색구매제도는 2005년 녹색제품구매촉진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지면서 전국 3만여개 공공기관의 녹색구매를 의무화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공녹색구매실적은 2조8400억원에 이른다.
녹색매장지정제도는 2011년 도입됐다. 친환경제품을 취급하면서 환경관리가 우수한 유통매장을 지정하는 제도다. 11월 기준 385개 지점이 녹색매장으로 지정됐다.
2011년 도입된 그린카드 제도는 친환경제품을 구매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친환경생활을 실천하면 경제적 혜택을 부여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총 1508만좌가 발급됐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국내·외 전문가 자문을 통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공공녹색구매 성과측정 방법론을 도출, 한국 사례에 적용할 예정”이라며 “연구결과를 유엔환경총회 등 국제회의에서 발표, 지속가능개발 달성을 위한 전략적 정책도구로 삼으며 국내·외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공공녹색구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