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 원전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탈(脫)원전을 골자로 한 에너지전환정책을 펴는 가운데, 정부는 원자력 분야 인력과 기술, 교육 등이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그레그 클라크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장관을 만나 '원전협력을 위한 양국 장관 간 각서(Memorandum)'에 서명했다.
영국과 체결한 각서는 양국 정부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의 영국 신규 원전사업 참여를 지원하고, 원전사업에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전은 현재 영국 무어사이드 신규 원전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다.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 개발사인 누젠은 약 3GW 규모의 신규 원전을 지을 예정이다.
한수원도 영국에서 원전 건설사업을 추진 중인 '호라이즌 뉴클리어 파워'로부터 지분 인수 제안을 받고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호라이즌은 2012년 일본 히타치(日立)가 인수한 회사로, 영국에 5.4GW 규모(4기)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 장관은 클라크 장관에게 한전 등 우리나라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시공역량을 적극 알리고, 정부의 원전 수출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전달했다.
특히 한국 원전의 핵심 경쟁력으로 △40여년간 국내 및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에서 축적한 풍부한 원전 건설·운영 경험과 전단계에 걸친 견고한 공급망 △정해진 기한 내 사업관리 능력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취득으로 입증된 높은 안전성 및 기술력 등을 꼽았다.
이에 클라크 장관은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력과 역량을 잘 알고 있고,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업이 영국 신규 원전 사업에 적극 참여해주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백운규 장관은 우리 기업의 영국 내 원전건설 사업참여 시 △GDA(노형설계평가) △CfD(발전차액보조) 등 사업 수익성과 리스크 검토를 위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구체적 정보교환을 제안했다.
클라크 장관은 이에 동의하며 우수한 한국 기업이 영국의 원전건설 역량을 높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한편 백 장관은 한국과 영국이 각각 경쟁력을 갖는 원전건설 분야와 원전해체 분야에서 상호협력을 확대한다면 원전 전주기에 걸친 상호 이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원전해체 초기단계인 우리나라의 역량강화를 위해 영국과 인력교류·정보교환 등 협력강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클라크 장관도 이같은 협력을 적극 환영하며 양국 정부 간의 협의 내용을 메이 총리에게 보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