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6개 단지 가운데 12개 단지가 내년 재건축 연한을 채우는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가 ‘8·2부동산대책’ 이후 멈췄던 상승세를 회복 중이다. 하지만 연이은 시장 억제 대책에 빠른 회복세를 보이진 못하고 있다.
총 3만 가구가 넘는 상계주공아파트는 1978년부터 1989년 사이에 준공돼 올해부터 2019년까지 모든 단지가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다. 특히 이 가운데 총 12개 단지, 2만6000여 가구(1988년 준공)는 내년 재건축 연한이 도래해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노원구 일대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책 이전인 7월 상계주공 5단지 전용면적 31.98㎡는 최고 3억58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대책 이후 8월 중순부터 3억1000만원에 거래되던 이 단지는 8월 말 2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매맷값이 3억원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앞서 노원구는 지난 8월 부동산 대책으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함께 투기지구에 포함되면서 일부 공인중개업자들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시세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책 이전으로 돌아가진 못했다. 이달 초 5단지 전용면적 31.98㎡는 3억2800만원에 거래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책 이후인 8월 평균 매맷값 2억9500만원을 보였던 같은 면적은 천천히 상승해 지난 24일 3억15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다른 재건축 단지 매맷값은 매주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은 한 주 사이 0.54% 올라 강세를 보였다. 자치구 별로 살펴보면 △송파(0.60%) △양천(0.38%) △동작(0.35%) △서초(0.34%) 순으로 상승했다. 노원은 0.12%를 기록해 중간을 차지했다.
이처럼 상계주공 단지 매맷값 상승폭이 크지 않은 이유는 연이은 규제에 시장이 위축됨과 동시에 아직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5단지 인근에 위치한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계주공은 아직 안전진단도 신청하지 않아 재건축까진 한참 멀었다”며 “정부가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서두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계주공 단지에선 5단지와 8단지를 제외하곤 안전진단을 신청한 곳이 없다.
유일하게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8단지는 조립식으로 만들어진 단지로 2004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후 시공사가 변경되는 등 갈등을 겪다가 한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연내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주를 마쳤으며 830가구에서 재건축 후 최고 30층, 총 1062가구로 탈바꿈한다. 이 가운데 8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