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이 제약업계 매출 상위 1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7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었다. 이대로라면 일동제약을 제치고 제약업계 매출액 상위 10위권 내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10위권 진입은 JW중외제약으로선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수년간 견뎌야했던 굴욕과 수모를 이제야 간신히 벗어날 수 있게 됐을 뿐이다. JW중외제약은 2009년 전후로만 해도 매출 상위 5대 제약사 중 하나로 평가될 만큼 입지가 높았다. 2009년 당시 매출액은 4551억원으로 현재 5위인 종근당보다도 앞섰다.
매출액과 함께 순위도 동반 하락했다. 2009년에는 10위권 내에서도 중위권을 지켰지만, 매출액 부진이 수년간 이어진 탓에 종근당·광동제약·일동제약·LG생명과학 등에 차차 자리를 내주면서 2013년에는 결국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 사이인 2011년 자체개발로 출시된 국산신약 17호 발기부전약 ‘제피드’도 실패 사례가 됐다. 제피드는 JW중외제약이 내놓은 회심의 한 수였다. 그러나 시장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출시 시점에 발기부전약 선두제품이던 ‘비아그라’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의약품(복제약)이 쏟아져 나왔다. 제피드는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부진하다 결국 지난해에는 아예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JW중외제약 매출액은 2014년에 접어들어서야 겨우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후 JW중외제약은 매출액을 꾸준히 올려 지난해가 돼서야 4674억원으로 2009년 매출액을 넘겼다. 7년 만에야 2009년 이후 최대 매출액을 갱신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순위는 여전히 불안하다. 올해 10위권에 들어섰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JW중외제약과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동제약은 지난해 일동홀딩스를 지주사로 하는 체제로 전환하면서 매출 일부가 분산됐지만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으로 34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JW중외제약과 309억원 차이다. 지주사 체제로 효율적 사업 운영에 나선 만큼 순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