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대출 옥죄기…'가계빚 쏠림' 막는다는데

2017-11-2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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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부동산임대업 이자상환비율 도입

임대료 줄거나 이자 늘면 한도 축소

유효 담보가액 초과분 매년 10%씩 분할상환 의무화

관리 사각지대였던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에도 제동이 걸린다. 부동산 임대업을 비롯한 자영업자 대출은 LTV·DTI 등 대출 규제를 받지 않아, 많게는 담보물 시세의 99%에 육박하게 대출을 내보내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터 금융기관은 차주가 임대소득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를 따져 대출 한도를 산정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산출해 대출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고 26일 밝혔다.

RTI는 연간임대소득을 연간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임대수익으로 이자를 충분히 낼 수 있는지 파악하는 지표다. 부동산 가치의 변동이 없어도 임대료가 줄거나 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비용이 늘면 대출한도가 축소된다. RTI기준은 주택 1.25배, 비주택 1.5배로, 기준에 미달하면 대출 한도가 제한된다.

그간 부동산 임대 사업자는 기업대출로 분류돼 담보 LTV·DTI가 적용되지 않았으나 이번 조치로 RTI라는 새 규제가 도입되는 셈이다.

예컨대 매매가 10억원인 상가(보증금 1억원, 월세 300만원)를 구입해 임대사업을 하려고 할 때 6억원을 대출 받을 수 있는지를 보면, 적용금리 4.6% 가정시(변동금리 3.6%+스트레스 금리1%) RTI는 1.36배(연 임대소득 3756만원/ 연 이자비용 2760만원)이다. 이렇게 되면 RTI 1.5배에 해당하는 최대 5억 4000만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A은행의 부동산임대업 대출(2014년~2017년 9월)을 토대로 RTI 도입에 따른 영향분석을 한 결과, 주택임대업은 대출의 21.2%가 기준에 미달했고 비주택임대업은 대출의 28.5%가 기준에 못미쳤다. 금융위는 RTI를 일단 은행권에 도입하고 추후 2금융권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유효담보가액 초과분에 대해서는 분할 상환이 의무화된다. 돈을 빌려주면서 토지나 건물의 가치를 평가할 때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가액이 유효 담보가액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지점장 재량으로 고객 관리 등을 목적으로 유효담보가액을 초과해 대출을 실행하곤 했다. 유효담보가액이 6억원인 상가를 담보로 8억원을 대출해주는 식이다. 

유효담보가액을 초과해 부동산임대업 대출을 받은 경우, ‘유효담보가액 초과분’을 매년 10분의1씩 분할 상환해야 한다. 앞의 사례처럼 6억원인 상가를 담보로 8억원을 대출 받으면 2억원은 매년 10분의1 분할 상환해야 한다. 신규 대출이 적용대상이며 은행이 자율적으로 유효담보가액 기준을 설정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환 능력 범위를 지나치게 넘어가면 차주의 디폴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미리 줄여나가도록 분할 상환을 하면 차주의 디폴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임대업을 비롯한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금융회사는 대출규모, 대출증가율 등을 고려해 자체적인 관리 대상 업종을 매년 3개 이상 선정하고 업종별 여신한도를 설정해야 한다. 부동산 임대업으로의 쏠림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단, 정책자금 지원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한도 이상의 신규 여신 취급이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리 업종을 3개 이상 정하도록 한 것은 쏠림 현상을 방지하려는 것이다”며 “은행 대출이 특정부문에 쏠리면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1억원 초과 신규대출 취급시 차주의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산출해 여신심사시 참고지표로 활용한다. 대출 규모는 차주의 전 금융권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합산해 산출한다. 소득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되, 근로소득 등 합산 가능한 소득이 있는 경우 추가 합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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