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조경환 홍보이사는 22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이국종 교수가 무슨 의료법 위반이냐? 북한 병사의 몸 상태가 매우 열악함을 알린 것뿐이다”라며 “김종대 의원의 말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주현 대변인은 "북한 병사가 우리 국민들에게 해를 줄 수 있는 병을 갖고 있어 공개한 것을 의료법 위반이라고 한다면 메르스 사태 당시 환자를 공개했다고 해서 의료법 위반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지난 15일 아주대병원에서 한 브리핑에서 “파열된 소장의 내부에서 수십 마리의 기생충 성충이 발견됐다. 큰 것은 길이가 27㎝에 달해 회충일 가능성이 크다”며 “기생충에 의한 오염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기생충은 총상 이후 상처로 들어간 것이 아닌 원래 병사의 몸속에 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종대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습니다”라며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습니다. 이제는 관심의 초점이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과 유엔사 교칙수칙으로부터 귀순 병사의 몸으로 옮겨지는 양상입니다.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라는 의사의 말이 나오는 순간, 귀순 병사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은 “우리 언론은 귀순 병사에게 총격을 가하던 북한 추격조와 똑같은 짓을 한 것입니다”라며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던 한 존엄한 인격체가 어떻게 테러를 당하는지, 그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은 22일 “우리나라 의료법 제19조에서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라며 “판문점에서의 총격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민과 언론은 그 병사의 상태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의사는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이나 그 이후 감염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셨으며,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습니다”라며 “한 인간의 몸이 똥과 벌레로 오염되었다는 극단적 이미지는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으며, 그 뒤에 이어진 공포와 혐오의 감정도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습니다. 약국에서 구충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라고 지적했다.
현행 의료법 제19조(정보 누설 금지)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이 법이나 다른 법령에 특별히 규정된 경우 외에는 의료ㆍ조산 또는 간호업무나 제17조에 따른 진단서ㆍ검안서ㆍ증명서 작성ㆍ교부 업무, 제18조에 따른 처방전 작성ㆍ교부 업무, 제21조에 따른 진료기록 열람ㆍ사본 교부 업무, 제22조제2항에 따른 진료기록부등 보존 업무 및 제23조에 따른 전자의무기록 작성ㆍ보관ㆍ관리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