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대표이사 최춘석)가 업계 1위 체면을 제대로 구기고 있다.
롯데슈퍼는 매장 수에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366개), GS슈퍼마켓(282개), 이마트 에브리데이(234개)과 보다 많은 465개 매장을 운영하며 국내 최다 SSM 기업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올 여름 유통업계를 강타한 ‘살충제 계란’ 파문 당시 롯데슈퍼는 ‘구더기 계란’까지 발생해 상품관리 능력에 치명타를 입었다. 지난 8월 한 소비자는 30개들이 계란 한판을 롯데슈퍼에서 구매했는데, 계란이 깨진 것도 모자라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사진을 인터넷상에 게재해 논란을 불렀다. 롯데슈퍼 측은 유정란이 아닌 일반 계란을 실온에서 보관, 판매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즉각 소비자에 사과, 제품 회수, 소비자 환불 조치를 취했으나 당시 만연했던 ‘에그 포비아’를 더욱 확산시킨 사례로 기억된다.
롯데슈퍼는 실적도 매년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5년새 영업이익이 크게 급감하는 등 저성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롯데쇼핑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슈퍼의 매출은 2조332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0억원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110억원에서 87.3%나 급감했다. 2011년 매출은 1조6960억원에서 이듬해 2조3100억원으로 늘었고 2013년에는 2조335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3년 연속 거의 동일한 매출을 기록,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올해 1~3분기 매출도 1억738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10억원에 그쳤다.
이런 실적 악화는 2012년 골목상권 보호를 이유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영업시간 제한과 맞물려 SSM 출점 규제가 시행된 것이 주효하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롯데마트와 함께 롯데슈퍼도 타격을 입은 것도 올해 실적 악화의 요인이다. 게다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본격화 되면, 롯데슈퍼는 인건비 부담으로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외부 악재만 탓하기 보다는 1인 가구 증가로 소포장·소상품 면에서 대형마트보다 SSM이 경쟁력 있는 만큼, 롯데슈퍼가 보다 차별화된 마케팅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