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5.4 사상 두번째 강진…공포가 돌아왔다

2017-11-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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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자 4명 포함 21명 구조

119 신고건수도 6000건 빗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북구 흥해읍 망천리 한 가정집 담이 무너졌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오후 2시 30분경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두 번째 강진이다.

이날 기상청은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점을 포항시 북구 북쪽 9㎞, 북위 36.10도, 동경 129.37도로 파악했다. 지진의 깊이는 9㎞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동속도가 빠른 지진파(P파)만을 추정한 정보로,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며 "발생 지점이 내륙 쪽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여진 등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지진으로 승강기·건축물 등에서 경상자가 속출했다. 소방청은 현재까지 경상자 4명을 포함해 21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119신고건수도 6000건에 육박했다. 지역별로는 경북 1130건, 서울 1200건, 경기 797건 등이다. 

지진의 강도가 컸던 만큼 전국에서 크고 작은 여진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2시 22분 32초에는 포항시 북구 북쪽 7km 지역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고, 2시 22분 44초에는 이와 비슷한 지점인(북위 36.08도, 동경 129.31도)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오후 2시 49분에는 규모 3.6, 오후 3시에는 2.9의 여진도 인근에서 발생했다. 그러다가 오후 4시 49분에는 다시 4.6규모의 지진이 포항시 북구 북쪽 8km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로 인해 경북과 경남은 물론 충청도 등 인근 지역과 서울·강원 일부 지역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등 전국 곳곳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지난해 경주 강진의 악몽이 여전한 울산 지역에선 공포에 질린 시민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울산시교육청은 규모 5.0 이상의 지진 발생 때의 매뉴얼에 따라 이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 등 모든 학교의 교육활동을 중단했다. 새울원자력본부도 시민들의 공포가 확산되자 "신고리 원전에 이상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울산시도 "석유화학공단 등 국가산단에 확인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강원도에서도 곳곳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지 1시간 뒤인 오후 3시 30분까지 지진 관련 문의가 171건을 돌파했다. 강원대학교에서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지진이 감지된 후 우르르 학교 밖으로 대피했다. 동해안 지역에서도 태백, 삼척교육청 직원들이 강한 진동을 느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강원랜드에서는 지진 발생으로 직원들이 급하게 시설물 비상구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강릉에 거주하는 김모씨(38)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건물이 크게 두세번 흔들렸다”며 "3초가량 부르르 떨려 주변에서 다들 당황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최고층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롯데 측은 월드타워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롯데지주와 계열사 직원 중 일부가 지진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SNS상에서는 이 시각 건물 꼭대기 전망대를 찾은 관람객 중 일부도 약한 진동을 감지했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제주에서도 지진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지방기상청과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제주시 일부 지역 고층 아파트 주민들이 "건물이 흔들렸다"는 신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이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에 사는 박모씨(45)는 "휴가라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마침 누워 있던 침대가 물침대처럼 흔들거렸다"며 "지진 문자를 받고서야 지진인 걸 알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등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공군1호기 기내에서 지진 소식을 접했으며, 귀국 즉시 수석·보좌관 회의를 소집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각 부처에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 여부 등 피해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무엇보다 전 행정력을 동원해 현장에서의 피해자 구조 지원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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