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남재준·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에 이어 15일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에게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 국정원이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제공해 국고에 손실을 끼쳤다는게 혐의 내용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3명이 모두 사법처리 대상이 됐다.
이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국정원장을 지내면서 국정원의 특활비를 매월 1억원씩 빼와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재준·이병호 전 원장 역시 매월 국정원의 특활비 가운데 5000만원씩을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남재준 전 원장 시절 월 5000만원대이던 상납 액수가 이병기 전 원장을 거치며 월 1억원으로 불어난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 측의 요구로 상납액을 월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일 남재준·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이날 오전 이병기 전 원장에게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재준·이병호 전 원장에게는 국고손실 외에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금지 위반 등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이들의 구속이 완료되면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의 최종 수령인으로 의심받는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이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어 검찰이 구치소로 직접 찾아가 자금 요구 배경 등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