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에 대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8월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발표했고, 1년 3개월 만에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춘 증권사 5곳을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증권사 5곳은 기획재정부에 외환업무 변경 등록 절차를 거쳐, 이달 말부터 초대형 IB로서 역할을 시작할 전망이다.
또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200%를 한도로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하는 등 단기금융업을 할 수 있다. 단, 이번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곳은 금융감독원 심사가 종료된 한국투자증권뿐이다. 나머지 4개 증권사는 외환업무만 할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에 1개 증권사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지만, 금감원 심사가 마무리되면 다른 증권사에 대해서도 인가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이번 인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영업실태와 건전성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전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1호 초대형 IB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발행어음업 선두주자로서 개인, 기업,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쉬움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곳이라도 일단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물꼬를 튼 것은 다행"이라며 "다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둘러싼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초대형 IB 출범을 반대해왔다. 약탈경제반대행동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형 IB들의 무리한 투자"라며 "이를 규제하지 않아 금융 건전성과 공공성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