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모두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금리인상과 수요위축 등이 심화되면서 신규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9일 강남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18년 주택·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전국 매매가격은 0.5% 하락하고, 전세가격도 0.5%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도 부동산시장의 3대 리스크로 금리인상 등에 따른 유동성 축소와 수요 위축, 준공 증가 등을 꼽았다.
서울·수도권 매매가격은 보합(0%)를 기록하고 지방은 1.0%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은 수요자들의 주거용 부동산 안전자산 인식 강화로 강보합세를 유지하겠지만, 지방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토지와 단독주택에 대한 투자열기가 이어지면서 가격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전세가격은 준공물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일정 매매전환 수요가 전세로 머무르면서 하락폭이 제한되면서 전체적으로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분양물량도 올해와 비교해 26% 감소한 25만호에 그칠 전망이다. 분양시장도 차별화돼 신혼희망타운 분양 등 양호한 입지의 분양시장 열기는 지속되겠지만, 준공이 많은 기타지방의 열기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측됐다.
허 연구위원은 "준공시 중도금 대출 해지와 잔금 납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특성상 원할한 자금 이동이 필수적인데 유동성 제약이 적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하방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전세 발생으로 보증금 반환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와 기존주택 처분이 어려운 경우, 주택담보대출 제약이 확대된 경우, 임차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잔금 연체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경북과 충남, 경남 등에서는 역전세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고 거래량 감소와 금융규제 강화로 차입제약 심화 등 잔금 과정의 리스크가 확대될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한편 내년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5.0% 감소한 133조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2014년(107조5000억원) 이후 4년 내 최저치로서, 2015년 이후 3년간 지속된 건설수주 호황국면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주택 중심으로 민간건설경기가 빠른 하락세를 보이는데다 내년도 SOC예산 감축으로 공공부문이 완충 역할을 해주지 못해 향후 건설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