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오전 9시 50분 단국대학교병원 운항통제실로 환자 이송을 요청하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특별한 과거력이 없던 71세의 남성 환자가 복강 내 출혈로 혈압이 떨어지면서 위중한 상태에 빠졌기 때문.
충남 닥터헬기 항공의료팀은 단국대병원에서 43㎞ 거리에 있는 공주종합운동장까지 13분 만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가 환자 도착과 동시에 신속하게 환자의 상태를 진단했다.
사전에 닥터헬기 요청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었던 항공의료팀은 현장에서 6분 동안 응급처치 후 이송 준비를 마치고 환자를 단국대병원으로 이송했다.
헬기 내에서도 한 차례 혈압이 떨어져 위험한 상태를 보였으나 의료진의 응급처치로 환자는 정상범위의 혈압을 유지하며 병원에 도착했다.
환자는 공주의료원에서 닥터헬기를 요청한 지 총 40분 만에 단국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도착할 수 있었으며,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으로부터 신속하게 정밀검사를 받은 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이다.
충남 닥터헬기는 출범 후 21개월째인 지난 7일 이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하며 500번째 ‘임무’를 완수했다.
그동안 충남 닥터헬기가 이송한 환자는 외상이 220명(44%)으로 가장 많았고, 심장질환 98명(19.6%), 뇌혈관질환 72명(14.4%), 폐질환 14명(2.8%), 기타 96명(19.2%)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상환자 220명 중에는 두부 외상이 85명으로 가장 많았고 외과적 외상 39명, 근골격계 외상 35명, 흉부 외상 31명, 기타 3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닥터헬기 출동지역은 서산이 255건(51%)으로 가장 많았고, 홍성 92건(18.4%), 태안 47건(9.4%), 당진 41건(8.2%), 보령 39건(7.8%) 순이었다.
이송된 환자 500명 중에 385명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으며, 25명은 입원치료 중으로 82%의 생존율을 보였다. 나머지 90명은 과다출혈, 의식저하 등 상태 악화로 숨을 거뒀다.
닥터헬기로 이송된 환자의 대부분이 중증응급환자임에도 80%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보인 것은 무엇보다 이송 시간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충남 닥터헬기를 통한 환자 이송시간은 평균 45분(최소 33분 : 당진종합운동장, 최대 75분 : 외연도)으로 중상 후 응급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1시간을 일컫는 골든아워를 지켜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의료진이 출동 현장에서부터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직접 환자를 처치하는 것도 생존율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처음 닥터헬기의 도입 목적이었던 ‘신속한 응급처치’와 ‘치료 가능한 의료기관으로의 빠른 이송’ 등 중증응급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한 것이다.
닥터헬기는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 및 권역응급의료센터 연계해 요청 즉시 의사 등 전문 의료진이 탑승·출동하고, 첨단 의료장비를 구비해 응급환자 치료·이송 전용으로 사용하는 헬기다.
고일환 도 복지보건국장은 “의료진의 신속한 응급처치와 빠른 이송 덕분에 중증외상환자를 포함해 긴급을 요하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3대 중증응급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키고 도내 응급의료안전망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의료기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헬기 인계점을 확대해 중증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