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일 0시, 알리바바를 맹추격하고 있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징둥상청)가 '징둥 11·11 세계 좋은 상품 축제' 시작의 막을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가전제품의 경우 세일 시작 1시간만에 지난해 시즌 첫날의 매출을 돌파했고 오전 9시께 지난해 첫날의 2.5배를 달성했다고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가 2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11월 11일 광군제 당일 매출 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최대 쇼핑 시즌에서 이제는 세계인의 쇼핑 축제로 거듭난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 싱글데이)가 임박하면서 중국 내 유통업체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한국 유통업계에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갈등 완화 조짐과 함께 광군제가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푸는 분위기다.
◇ 알리바바 '신유통+글로벌화'로 매출 1500억 노린다
알리바바는 '신유통+글로벌화' 전략으로 올해 광군제 매출 신기록 달성에 도전한다고 환구망(環球網)이 3일 보도했다. 2009년 1억 위안을 밑돌던 알리바바의 광군제 매출은 지난해 1207억 위안에 육박했고 올해는 1500억 위안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유통은 지난해 10월 저장성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윈치대회(雲棲大會)'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개념으로 온·오프라인과 물류의 결합한 새로운 유통방식을 말한다. 알리바바의 핵심전략이기도 하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 열린 광군제 설명회에서 키워드로 이 두가지를 언급하고 "우리는 광군제를 통해 매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면서 "PC에서 모바일로 옮겨왔고 앞으로는 사물의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2015년 광군제 당시 3000만명의 소비자가 알리바바 톈마오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했고 세계 200여개 국가 및 지역의 소비자가 중국 최대 쇼핑 축제에 함께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브랜드 매출이 단 9시간 만에 지난해 하루 전체 매출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는 14만 유명 브랜드의 1500만종의 상품을 판매할 예정으로 이 중 무려 6만여개가 글로벌 브랜드다. 중국 제품의 해외시장에서의 판매량도 늘리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올 6월 인수한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자다(Lazada)에서도 11~12일 세일을 진행한다. 라자다의 인수로 올 3분기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매출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였다.
알리바바를 추격하는 2인자 JD닷컴은 드론택배, 스마트 창고 등으로 효율성을 높여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JD닷컴은 전체 광군제 매출의 20%를 가져갔다. 광군제 직전인 1~9일 가전제품 등 각종 테마별 할인 행사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할인쿠폰, 훙바오(紅包, 보너스) 등 이벤트도 준비했다.
◇ 광군제에 택배업체도 방긋, 주가도 급등
광군제 임박과 함께 택배업체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만발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택배업계도 몸집을 키우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광군제 기간 10억 건이 넘는 택배가 쏟아졌고 올해 11일~16일 물동량은 15억건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택배업계가 하루에 소화해야할 물량이 3억5000만건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장사인 중국 택배 공룡 순펑(順豊), 3퉁(중퉁·위안퉁·선퉁)과 윈다(韻達)택배 등 5대 택배업체로 증시 투자자의 돈도 몰리고 있다고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이 2일 보도했다.
택배업체의 기업공개(IPO)가 시작된 이후 매년 광군제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택배 종목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에서 11월 초의 경우 위안퉁 택배 주가가 22% 이상 뛰었고 선퉁과 윈다의 10월 상승폭도 15%를 웃돌았다. 올 10월에는 윈다택배와 순펑, 선퉁택배의 주가 상승폭이 각각 11%, 9%, 7%를 기록했다.
◇ 공상총국 "허위광고, 가격조작 안돼"...韓 사드 해빙 기대감도
광군제를 앞두고 시장 열기가 뜨거워지자 공상총국이 단속 강화를 지시하며 건전하고 합법적인 거래를 촉구하기도 했다.
공상총국은 2일 '각지 당국 광군제 판촉활동 등 인터넷 시장 관리·감독 강화 요구'라는 통지문을 내리고 각지 감독 당국이 법에 따라 단속을 강화하고 사전에 각종 부작용과 리스크가 커지는 것을 방지할 것을 지시했다. 이를 통해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 허위광고 △ 허위 특가를 통한 고객확보 △ 선(先) 가격인상 후(後) 가격인하 △ 각종 조항 추가를 통한 소비자 권익 침해 △ 허위거래 △ 거래량과 거래액 허위 홍보 △ 경쟁사 비방행위 등을 금지했다.
최근 한·중 양국이 사드로 악화된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해빙무드가 형성되면서 이번 '광군제'가 한국에 닫혔던 중국 시장의 문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참고소식망(參考消息網)은 지난달 30일 한국 매체보도를 인용해 이러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사드로 양국 관계가 악화됐지만 최근 완화조짐이 감지되면서 한국 유통·관광업계가 광군제를 주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 현대H몰 등은 중국인의 취향을 겨냥한 경품, 이벤트 등을 준비하며 광군제를 맞을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