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말 사상최대 실적 경신을 예고했다. 아직 삼성생명의 실적 발표가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이 역시 호조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금융계열사가 미래전략실 해체로 독자경영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이상 없이 실적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31일 삼성화재는 누적 3분기(1~9월) 당기순이익 1조4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7556억원 대비 32.9% 확대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도 13조6500억원에서 13조8371억원으로 1.4% 늘었다.
삼성화재에 이어 다음달 2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생명도 실적 전망이 밝다. 지난해 태평로 사옥 매각으로 28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음을 감안하면 순이익 규모는 줄어들 수 있으나, 내용 면에서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투자영업이익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지분율 7.55%)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덩달아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이 개선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한 덕에 삼성생명의 조정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말 3.89%에서 올해 6월 말 3.95%로 0.06%포인트 개선됐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화재 모두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전까지는 그룹을 총괄하는 미전실의 방침에 따라 전략을 세웠기에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초 미전실 해체로 독자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악화의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왔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모두 올해 실적 악화를 피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독자경영이 시작된 첫해부터 실적 악화라는 꼬리표를 달고 싶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카드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84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3.55% 줄었다. 시장에서 삼성카드의 전망을 좋지 않게 보는 이유는 수수료율 인하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이어 올해 8월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인하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따르면 수수료 이익 감소가 연간 525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강하고 업황도 좋지 않아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삼성카드는 물론 다른 카드사들도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