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만 보던 개미 돌아와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30포인트(0.21%) 오른 2501.93을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2496.63)를 1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하반기 들어 처음 2400선을 넘어섰다. 그리고 약 3개월 보름 만에 2500선에 발을 디뎠다. 국제 유가가 6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상장법인도 세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유럽이 완만한 긴축을 택하고, 한·중 관계 개선이 점쳐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연내 2600, 내년 3000 도전
예상지수 상단이 4분기 들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북한발 리스크를 비롯한 대내외 악재가 여전하지만, 경기와 실적에 더 주목한다는 얘기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연내 코스피 최상단을 2600선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내년 1분기에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2분기부터는 상승 흐름을 재개해 3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았다. 박성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원 역시 연말 2580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307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본격적인 강세장에서도 항상 실적이 뒷받침됐다"며 "지금 지수는 일시적인 유동성이나 수급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기술(IT)이나 금융주 같은 기존 주도주도 한동안 더 오르겠지만, 이제는 소외돼온 내수와 소비재 업종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소재, 철강, 기계를 중심으로 순환매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성현 수석연구원도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주 쏠림은 완화되고, 강세 업종이 소비주를 비롯한 소외주로 확산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물론 부담을 줄 이벤트도 남아 있다.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은 "어닝시즌을 맞아 세계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나고 있고, 증시 오름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전 세계 시장금리가 요동칠 경우에는 연말 증시에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정상회담 결과나 아시아 순방에 나선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말도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도주가 꺾이면서 강세장을 마감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도 신흥국 주식으로 글로벌 자금이 순조롭게 유입돼야 한다"며 "기업이 이익 안정성을 입증하는 것도 필수조건"이라고 전했다. 그는 "반도체 중심으로만 성장세가 이어져왔다"며 "과거를 보면 주도주가 꺾이면서 강세장도 소멸했었다"고 덧붙였다.
애초 랠리를 이끈 주도주가 물러선 채 순환매만으로 강세를 이어가기는 벅차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