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강화된 대북제재 결의에 중국이 궤를 같이 하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다. 그러면서 북한과 중국의 교류 역시 단절되다시피 했고 양국 대표단의 공식 상호 방문도 없었다.
심지어 북한의 당 창건일을 축하하는 축전을 중국이 보내도 북한 언론 매체에는 소개되지 않는 등 중국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던 북한에 변화가 감지된다.
또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7일 '중국 공산당 제19차 대회 진행' 제목의 기사를 6면에 싣고 시진핑 주석의 보고와 폐막연설, 총서기 재선 등의 사실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의 이름은 이틀 연속 북한 매체에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향후 한반도 상황의 국면 전환 가능성 등에 대비해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해 나갈 필요성을 의식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중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전통적 당 대 당 교류의 기반은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 표시라는 것이다.
현재 중국 당 대회 이후 북·중 간 후속 교류 조짐이 드러나면서 이후 중국이 북한에 보낼 인사의 급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중국은 당 대회 이후 각국에 당 대표단을 보내 결과를 설명한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 공산당 고위 인사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그간 뜸했던 북·중 간 고위급 채널이 자연스럽게 재가동되는 것이다.
때문에 중국이 파견하는 인사의 급이나 북·중 양국이 공개하는 논의 내용이 향후 북·중관계 향방을 가늠할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북핵 문제를 둘러싼 의견 접근 없이는 구체적인 관계 복원 흐름으로까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7일 장문의 정세논설에서 "(미국은) 일부 나라의 정치인들이 절대적 권력을 거머쥐고 더 큰 제재와 압박을 가할 시각이 가까워 왔다고 노골적으로 떠들며 황당무계하게 설쳐대고 있다"면서 "어떤 종주국이나 맏형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있어 본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진핑 2기 체제에서도 과거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전통주의자들이 몰락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북·중 간의 관계 개선이 예전만 못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상 이들 전통주의자들의 쇠퇴와 더불어 북한과의 우호관계가 중국의 국가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중국 당 내에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