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중앙정치국 위원은 모두 25명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흔히 '영도자(지도자)'로 불리는 권력 수뇌부들이다.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 7명을 뺀 나머지 18명도 대부분이 부총리이거나 4대 직할시인 베이징·상하이·톈진·충칭시 당서기, 혹은 광둥성 등 주요 성(省)의 당서기나 군부 인사들로 메워진다.
시진핑 집권 2기엔 시진핑의 친위세력, 이른바 '시자쥔(習家君)'들이 대거 정치국원에 입성했다. 리시(李希) 랴오닝성 당서기, 류허(劉鶴) 당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리창(李強) 장쑤성 당서기, 리훙중(李鴻忠) 톈진시 당서기, 천시(陳希) 당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천취안궈(陳全國) 신장자치구 당서기,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 황쿤밍(黃坤明) 당중앙선전부 부부장, 차이치(蔡奇) 베이징 당서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시진핑 시대에 중책을 맡아 미래의 중국을 이끌어갈 신인물이라 할 수 있다.
우선 8000만명이 넘는 공산당원의 인사권을 쥔 차기 당중앙조직부장으로 유력한 후보는 천시 당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이다. 칭화대 화공학과 출신으로 시진핑 주석과 대학 동기이자 룸메이트였을 정도로 동갑내기 절친이다. 자오러지 중앙조직부 부장이 신임 중앙기율위 서기로 영전하면서 그가 공산당의 인사권을 쥘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시진핑 주석의 중학교 동창인 류허 당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시코노믹스(시진핑 경제정책)의 핵심인 공급 측 개혁의 정책을 총괄해 왔다. 그는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왕후닝 당중앙정책실 주임의 후임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4대 직할시 1인자 자리도 '시진핑의 사람들'이 대거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포스트 시진핑’이라 불리는 천민얼 충칭시 서기다.
천 서기는 시진핑의 저장성 당서기 시절 인맥으로 불리는 ‘즈장신쥔(之江新軍)’의대표주자다. 한때 차기 후계자로 점처졌던 쑨정차이가 비리로 낙마하면서 공석이 된 충칭시 당서기 자리를 꿰차며 시진핑이 그를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그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차기 후계자 구도를 형성하며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원을 건너뛰고 곧바로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됐지만 결국엔 정치국원에 만족하게 됐다.
그는 2002년 10월 시진핑이 저장성 당서기 겸 대리성장으로 부임했을 때 저장성 선전부장으로 시진핑을 측근 보좌했다. 특히 시진핑이 저장성에 있을 때 4년에 걸쳐 현지 일간지 저장일보에 '즈장신어(之江新語)'라는 칼럼을 232편 게재했는데, 이를 직접 기획 총괄한 것이 그였다.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의 파격적 승진도 눈에 띈다. 그는 18차 당대회 때에만 해도 중앙위원 200여명 명단에도 들지 못한 ‘평당원’이었지만 이번 19차 당대회 때 중앙위원을 건너뛰고 곧바로 정치국원 지위를 꿰찼다.
차이 서기는 과거 푸젠성, 저장성에서 근무할 때 20년 넘게 시진핑을 보좌해온 충실한 옛 부하다. 저장성 상무부성장으로 있던 그를 시 주석은 지난 2014년 베이징 중앙으로 불러들여 중앙구가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이어 그는 2016년 말 베이징시 대리시장, 올해 5월 베이징시 당서기까지 초고속 승진가도를 달렸다. 이번 19차 당대회에서도 차이치 서기는 “시진핑은 신시대 개혁·개방과 현대화 건설의 총설계사”라고 치켜세우며 '시진핑 띄우기'에 앞장섰다. 정치국원으로 승진한 차이 서기는 앞으로 베이징을 비롯해 톈진, 허베이성을 묶은 수도권 통합발전 계획인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리훙중 톈진시 당서기는 시진핑과 직접적으로 함께 근무한 적은 없지만 시진핑의 친위세력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리 서기는 후베이성 당서기에 재임하던 지난해 1월 지방수장 중 가장 먼저 시진핑 핵심론을 제창한 인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