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손을 내밀었지만 한 쪽은 잡고, 한 쪽은 내쳤다.
문 대통령이 24일 양대 노총을 포함해 노동계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지만,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불참으로 ‘반쪽’ 회동에 그쳤다.
문 대통령과 노동계의 첫 회동은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기치 하에 노·사·정이 다시 모여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노동계 지지를 등에 업고 탄생한 문재인 정부여서 어느 때보다 노동계와 원활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사회적 대화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민주노총은 이번 회동에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참석한다는 점, 만찬 행사에 소속 산별노조 및 사업장을 개별 초청한 점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우리와) 논의없이 소속 산별 및 사업장을 개별적으로 초청한 행위는 조직체계와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먼저 제안하고서 참석자와 초청방식을 문제삼아 불참한 것을 두고,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회동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국회환경미화원노조, 자동차노련 및 금융노조, 청년유니온, 사회복지유니온 대표 등 산별·개별 노조 20여 곳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박수현 대변인이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에 '사회적 대화' 복귀를 당부했다.
2016년 첫 노사정 대타협을 이루고도 양대 노총 모두 사회적 대화 기구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 대화를 거부해 왔다.
한국노총은 이날 회동에서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해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노사정 8자 회의'를 제안했다. 기존 사회적 대화기구인 노사정위원회가 노동계의 불신을 받고 있으니 이를 확대·개편하자는 의미에서다.
노사정 8자 회의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양대 노총 등 노동계와 대한상의·경총 등 사용자 단체, 고용부와 기획재정부, 노사정위원회가 참석하는 기구다.
이에 문 대통령도 앞으로 노·정 간 공개토론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지속해 가자고 답했다.
참석자들은 또 △근로시간 단축 △특수고용직 등의 노동3권 보장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동계 현안에 대해서도 열띤 논의를 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동계의 양보도 주문했다.
한편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가능할지 여부는 향후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