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산단 무산됐으니 시험선로 설치 못한다"

2017-10-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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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동면 주민들 비대위 구성… 주민, 고압변전소 공사 중단 요구

 세종시 전동면 주민들이 최근 고속철도 종합시험선로 공사 중단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있는 모습. [사진=김기완 기자]
 

2011년 12월 12일 그날은 유난히도 추운 날씨였다. 세종특별자치시 전동면 주민 300여명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매서운 날씨 속에서도 '철도종합시험선로' 설치 반대를 주장하며 연기군청 앞 광장을 점거하고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는 당시 종합시험선로 개설 구간이 충북 청원군 강외면에 계획됐었지만 정부가 전동면으로 구간을 변경하면서 주민 여론수렴 없이 일을 추진한데 따른 항거였다.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이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철도종합시험선로 개설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춘희 세종시장은 취임 이후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전동면 일대에 녹색 신교통 연구개발공원 유치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2019년까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분원도 이곳으로 이전시키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 ​또 다시 전동면 주민들이 철도종합시험선로 사업추진에 맞서 투쟁을 예고하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지주민 A씨는 "오라는 철도산업단지는 무산돼 안오고, 철도종합시험선로 설치는 계속해서 추진 중인데 이게 말이 되나. 그나마 철도산단 때문에 시험선로 설치에 암묵적으로 동의했었지만 이 또한 어디까지나 철도산단 유치가 전제였다"고 말했다. 주민 B씨도 "시험선로가 전동면 노장리와 심중리, 청송리 등 8개 마을 한 가운데를 관통하게 돼 있는데, 소음과 진동 때문에 주변 학교와 축사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철도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약간의 피해는 감수하자는데 주민들 간 의견이 모아졌던 것일 뿐, 산업단지가 무산됐는데도 시험선로는 그대로 추진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던건 아니다"고 했다.

최근 세종녹색신교통 산업단지(철도산업단지) 조성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주)한양 컨소시엄과 2위 업체인 (주)드림이엔지 컨소시엄은 사업 추진을 포기했다. 주된 이유는 지가 상승 등에 따른 사업성 부족이었다. 그같은 이유로 철수를 결정한 만큼 해당 사업은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여기에는 철도산업단지 부지에 해당된 전동면 심중리 주민들 간 마찰도 한 몫을 했다. 그간 추진대책위원회와 저지투쟁대책위원회가 나뉘어져 지속적으로 내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철도산업단지 조성이 무산되면서 화살은 정부로 향했다. 산단 조성이 무산됐으니 시험선로 역시 설치할 수 없다는게 반대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최근 종합시험선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고 면소재지 입구에 추진 중인 고압변전소 공사를 중단할 것과 지난 8월 공사차량 편의를 위해 막았던 노장천의 범람으로 피해를 본 농가에 보상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조만간 국토교통부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그동안 기대했던 철도산업단지 건설은 무산되고, 전동면 관문에 고압 변전소가 설치되고 있다"며 "고압 전류로 인한 암 발생과 주변 지가 하락 등의 문제에 대한 사전 논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상억 비대위원장은 "마을 청년회 중심으로 집회를 열어가면서 투쟁의 강도를 높이겠다"며 "공사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절차도 동시에 진행, 주민의사가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철도산업단지는 민간개발방식으로 사업비 2122억원을 투자해 세종시 전동면 심중리 일대에 110만4000㎡ 규모의 세종철도산업단지를 조성해 2008년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시행사가 사업을 포기해 표류하다 지난 2월 (가칭) ‘녹색신교통 산업단지’를 공모해 무산된 ‘철도산업단지’ 부지를 그대로 수용, 다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세종시 전동면 주민들로 구성된 '철도종합시험선로'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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