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일본 임대주택 정책의 시사점

2017-10-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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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호 휴가건설 대표

 


일본은 1968년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다. 우리나라(2009년)보다 30년 이상 앞섰다. 주택 정책의 초점이 공급에서 유지·관리로 넘어선 시점이 그만큼 전이란 의미다.

민간의 입장에서 일본의 경우, 특히 1980년대 이후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주택 매입보다는 운영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로의 전환이 우리보다 빨랐다.
이런 가운데 1~2인 가구의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일본에선 대규모로 소형 임대주택을 운영하는 민간투자사업이 급성장했다. 정부의 지원도 한몫했다. 임대주택에 대한 취·등록세와 양도세를 감면하거나 임대소득에 대한 비과세 특례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뒤따랐다.

특히 임대주택 시장이 급팽창하자 임차인을 보호하는 단계를 넘어서 임대인의 사업적 권리도 보호하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전국 단위의 대규모 주택 임대·관리 회사들이 태동·발전한 배경이다. 

그 결과 일본 전체 임대주택에서 민간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3년 65.7%에서 2008년 75.1%로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2003년 이후 관련 리츠가 급성장, 2012년에는 도쿄증권거래소 시가 총액의 1.5%를 차지했다. 

우리의 주택보급률과 인구구조는 일본과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 2014년 주택보급률은 103%를 넘어섰다.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수가 2020년에는 30%, 2030년에는 3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60대 이상의 1인 가구는 2010년 131만에서 2020년 225만, 2030년에는 345만 가구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전체 1인 가구의 48.6%에 달한다.

일본의 사례와 우리의 상황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는 있다.

우선 주택 건설·판매를 위주로 한 부동산 사업에서 주택의 관리와 임대를 중심으로 지원 대상의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도시재생과도 맥이 통한다. 대도시 중심의 주택수요는 여전하고 노후 주택을 유지·관리하고 나아가 이를 개선하는 작업도 수반돼야 한다.

1인 가구, 특히 노인가구 증가에 맞는 다양한 임대주택 모델 개발도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해 가구를 분화하거나,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는 주택 셰어링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만하다.

정부는 내년에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매입임대 4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청년 매입임대 일부를 처음으로 여성 1인 가구에 공급할 것이란 점은 고무적이다. 

입주자격도 다양화해야 한다. 아직까지 임대주택 정책의 초점은 저소득층 등 주거취약 계층에 맞춰져 있다. 이를 3자녀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이나 직장 등 불가피한 이유로 객지 생활을 하는 임대주택 등으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임대주택 수요층을 더 이상 저소득층으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는다는 의미다.

최근 강남 재건축 분양 시 특별공급이 완판되고 임대주택이 입주자가 없어 불꺼진 집으로 남아 있다는 점은 지역별·소득별로 임대주택 공급 대상을 세분화하고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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