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가상화폐에 칼 빼들었다… 전세계 부는 규제 바람

2017-10-0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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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

전세계적으로 가상화폐 투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이 지난달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를 전면 금지한 데 이어 싱가포르도 법적 규제 마련 작업을 시작했다.

◆ 싱가포르 중앙은행 "가상화폐 결제 규제 틀 마련"

8일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 관계자는 "비트코인 결제에 대한 규제 틀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화당국은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화폐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아직 이를 직접 규제할 의도는 없지만 가상화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부 활동에 대한 법적 틀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싱가포르통화청은 가상화폐 지불 서비스가 돈 세탁이나 테러 자금 조달 등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규제 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앞서 지난 8월 증권발행 형식의 ICO를 증권법에 따라 규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중국發 가상화폐 규제 바람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달 초 ICO를 전면 금지했다. ICO는 주식시장에서 자본금을 모집하는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개념으로, 증권 대신 가상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올해 1~7월 체결된 ICO는 총 65건으로 지난해 5건에서 급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신규가상화폐공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여러 종류의 ICO 모금활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미 ICO에 참여한 기관과 개인 투자자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금융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단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따라 중국 3대 가상화폐거래소인 BTC차이나와 훠비닷컴, OK코인이 모두 거래 중단을 발표했다.

◆ 우리 정부도 ICO 금지

우리 정부도 지난달 29일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가상화폐를 통한 투자금 모집·대출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우선 가상화폐의 투기성이 짙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모든 형태의 화폐공개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ICO를 통해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수신에 사기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따르면 ICO에 따른 투기 수요가 커지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소비자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7월), 싱가포르(8월), 중국(9월) 등 주요국에서도 ICO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정부는 소비자가 가상화폐를 취급하는 업자로부터 가상화폐를 사고팔기 위한 자금을 현금이나 가상화폐로 빌리는 '코인 마진거래'도 금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코인 마진거래를 사실상 신용공여 행위로 보고 현행 금융업법상 허용되지 않은 신용공여가 투기를 조장하고, 소비자 피해를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가상화폐 취급업자의 신용공여를 허용하지 않도록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입법 전에 신용공여 행위가 이뤄질 경우 대부업법 등 관련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제재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상화폐의 투기적 거래가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파급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취급업자의 신용공여에 제도권 금융회사가 제휴를 맺거나 영업을 하는지 등 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시중 자금이 비생산적·투기적 방향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생산적 투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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