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를 알면 ‘일대일로’가 보인다

2017-10-0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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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共‧5通‧5路‧4不 통해 ‘글로벌 교향곡’을 쓰다

‘코끼리 다리 만지기’ 아닌 ‘코끼리’ 봐야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말이 처음 나온 건 2013년 가을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순방길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공동 건설하자고 제안하면서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난 5월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바이두]



이후 시 주석은 국빈 방문이나 정상회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대일로’를 소개하며 목청을 높였다. ‘일대일로’는 육상과 해상 신(新)실크로드를 의미한다. 중국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 벨트(One belt), 중국과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One road)에 걸쳐 거대 경제권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구상을 세계에 제대로 알린 것이 지난 5월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다. 포럼은 29개국 정상과 130여개국 70여개 국제조직에서 참가한 1500여 명의 대표단, 4500여명의 내외신 기자단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리에 치러졌다.

‘일대일로’는 그 내용이 깊고 범위도 넓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키워드’를 알면 큰 줄기는 잡을 수 있다.

3共(공)‧5通(통)‧5路(로)‧4不(불)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알면 ‘일대일로’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共, 조화를 추구하다

3共(공)은 공상(共商), 공건(共建), 공향(共享)이다. ‘공상’은 ‘함께 논의한다’는 뜻이고, ‘공건’은 ‘함께 건설한다’는 의미, ‘공향’은 ‘함께 나눈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공동운명체’라는 의미다.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국가 간 발전이 불균형적이며, 지역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세계 상황을 감안하면 ‘3공’의 추진이 절실하다는 것이 시 주석의 생각이다.

시 주석은 정상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평화협력, 개방과 포용, 상호학습, 호혜공영을 핵심으로 하는 실크로드 정신은 오늘날 세계 역사에서 잉태된 다극화, 경제 글로벌화, 사회 정보화, 문화 다원화를 특징으로 하는 대변혁 시대의 중요한 사상적 기초”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실크로드 정신에서 지혜를 얻으면서 함께 일대일로를 공상하고 공건하며 공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일대일로 구상도. [그래픽=아주경제 자료]



◆5通, 통해야 산다

5통(通)은 정책소통(政策溝通), 인프라연통(設施聯通), 무역창통(貿易暢通), 자금융통(資金融通), 민심상통(民心相通)이다.

‘정책소통’은 일대일로 구상의 실현을 보장할 중요한 부분이다. 효과적 정책소통은 일대일로 구상의 상호신뢰와 협력 매커니즘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 주석이 일대일로 구상을 제시한 후 지금까지 4년 동안 중국은 ‘일대일로’ 14개 연선국가와 국가전략, 발전 청사진 및 계획에 대해 소통했고, 다양한 국제기구와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은 러시아·아세안·카자흐스탄·터키·몽골·베트남·폴란드·영국 등 다수 국가 및 지역들과 발전전략 및 종합 계획에 대해 소통했다. 또한 UN총회·UN 안전보장이사회·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등에서 채택한 결의안과 문건에는 일대일로 구상 내용이 담겼다. 이런 노력으로 일대일로 구상은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공감을 얻게 됐다.

‘인프라 연통’은 일대일로 건설의 초석이다. 일대일로 연선국가들의 인프라가 노후하거나 부족한 상황에서는 중국이 연선국가와 협력건설을 추진하기가 힘들다. 이에 따라 중국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신(新) 유라시아 대륙교(몽골-중국-러시아 3자 경제회랑)‘ 등 국가와 지역을 초월한 인프라 연계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무역창통’은 일대일로 건설의 중요 내용이다. 중국은 무역 및 투자 편의화를 적극 추진하고, 각국의 무역장벽과 관세 장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일대일로 경제협력에 유리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중국은 또 여러 건의 통상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다양한 경제협력지대를 건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포럼에서 “중국과 일대일로 연선 국가들과의 통상무역 왕래가 날로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는 각각의 경제 및 산업 발전을 촉진했다”고 말했다.

‘자금융통’은 일대일로 건설의 견실한 버팀목이다. 중국은 다양한 개방적 금융기구와 다자간 금융기구, 시중은행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과 실크로드기금, 신개발은행 등 새로운 형태의 다자간 금융기구와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 등 전통적 다자간 금융기구와 다차원적 금융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 일대일로 협력 참여국들에게도 양호한 융자플랫폼을 제공해주고 있다.

‘민심상통’은 일대일로 건설의 인문적 토대다. 일대일로 건설을 위해서는 참여국 국민의 충분한 지지와 이해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중국이 비즈니스, 문화, 교육, 과학기술, 관광, 환경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교류협력활동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원탁회의가 베이징 옌치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인민화보 제공]



◆5路, 청사진으로 미래를 보다

5로(路)는 평화의 길, 번영의 길, 개방의 길, 혁신의 길, 문명의 길이다. 일대일로가 나아가야 할 5가지의 청사진이다.

시 주석은 이 청사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5개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상호연계, 금융협력, 경제협력, 혁신협력, 인문협력이 그것이다.

인프라 상호연계는 발전을 위한 기초다. 인프라 건설을 선행함으로써 도로·에너지·통신 연계를 촉진하고 글로벌 ‘제로 장애’의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협력은 발전을 위한 보장이다. 일대일로 금융협력은 넓은 의미에서의 지역 금융협력을 말한다. 아시아에서 출발해 세계로 뻗어나가야 하고, 다차원적이고 경계를 초월한 금융체계를 구축해 일대일로 금융 혈맥을 뚫는 것이 목표다.

경제협력은 발전의 추진력이다. 통상무역 수준을 높이고, 자유무역지대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통상무역에 다양한 편의를 제공해 국가를 초월한 경제무역의 큰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혁신협력은 발전의 엔진이다. 혁신엔진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인재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일대일로를 통해 인재와 플랫폼, 프로젝트가 상호 결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인재들이 일대일로 위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고, ‘지적인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인문협력은 발전의 윤활유다. 교육, 문화, 과학기술, 관광, 환경, 건강, 재난구조, 원조, 빈곤퇴치, 무비자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인문교류를 추진하고 문명을 융합하는 것이 목표다.

◆4不, 평화공존을 꿈꾸다

4불(不)은 타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기, 사회제도 및 발전모델 수출하지 않기, 지연적 힘겨루기라는 낡은 길 답습하지 않기, 안정을 깨뜨리는 소그룹 형성하지 않기 등이다.

구동존이(求同存異)를 말한다. ‘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이 ‘4불(不)원칙’은 연선국가들의 우려를 해소해주었다. 또 중국이 제시한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 방안(일대일로)이 과거의 방안과 어떻게 다른지도 보여주었다.

중국은 지금 ‘일대일로’라는 이름의 ‘글로벌 교향곡’을 써내려가고 있다.

일대일로 키워드인 3共(공)‧5通(통)‧5路(로)‧4不(불)을 이해하면 어떤 악보가 완성될지 미리 상상해볼 수 있다. 시 주석이 ‘일대일로’와 함께 제창한 ‘중국몽(夢)’이 추구하는 바도 파악할 수 있다.

키워드는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우(愚)를 범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길잡이인 셈이다.

이 글은 중국 인민대학교 충양(重陽)금융연구원의 자료를 참고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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