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 배우 김기두에게 ‘최강 배달꾼’은, 쫑파티 당시 새벽 5시까지 마이크를 잡고 내려놓지 않아도 즐거울 정도로 에너지 넘치는 작품이었다.
배우 김기두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만났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최강 배달꾼’에서 백공기 역으로 이제는 ‘도깨비’의 저승사자가 아닌 백공기로 불리고 있다며 연신 미소를 짓던 그였다.
극중 강수(고경표 분)의 단짝 백공기 역을 맡으며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시청자들을 웃게 만든 김기두는 이번 작품을 통해 유행어도 탄생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백공기 캐릭터를 분석하고 만들어 내는데 3주 정도 걸렸다”며 “마지막까지 확신이 없었다. 혼자 너무 과하지 않을까, 튀지 않을까 고민했다”면서 “오버스럽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작가님과 감독님을 마지막까지 괴롭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백공기 캐릭터 연기에 대한 고민은 고경표와 채수빈의 응원으로 씻어낼 수 있었다고. 김기두는 “경표와 수빈이가 ‘형, 오빠면 절대 과하지 않을거다’라고 하더라. 오버스럽지 않냐고 물어봤을 때 작가님도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첫 촬영 할 때까지도 ‘에이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촬영 했는데 첫 방송을 보시고 너무 좋아해주셨다. 대사 하나 하나가 팬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기두는 언제나 밝고 활발한 배우다. 이 때문에 ‘최강 배달꾼’ 촬영 현장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이 때문에 인터뷰가 진행되는 날, 자신의 컨디션이 좋지 않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다음번에는 더 재미있고 즐겁게 하겠다는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종방연 때 ‘최강 배달꾼’ 팬 분들이 오셔서 여러 가지 선물을 주셨는데 그 분들께서 ‘백공기가 인기 1순위에요’라고 하셨다. 그래서 너무 기분이 좋아 대사를 몇 개 해드렸는데 너무 좋아해주시더라. 정말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사실 ‘최강 배달꾼’의 전우성 감독은 캐스팅 단계에서 백공기 역할로 김기두의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를 염두해 두고 있었다.
김기두는 “백공기 캐릭터에는 덩치가 큰 배우를 캐스팅 했으면 하셨었다. 그런데 이정미 감독님께서 전우성 감독님께 저를 추천해주시면서 ‘백공기 역할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미팅을 했는데 처음엔 확신이 없어 하시길래 ‘백공기는 제가 해야 된다’고 강하게 어필했었다. 1회에 백공기가 나오는 장면이 세 장면 밖에 없는데도 무조건 내가 해야된다고 했다. 싸움을 못하게 생겼는데 잘하면 반전이 있을거라고 했다. 결국 캐스팅이 됐다”며 캐스팅 비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촬영 현장은 김기두의 활약(?)으로 늘 즐거웠다. 그렇다보니 에피소드 역시 “웃고 떠느는 장면 밖에 기억이 안 난다”고 호탕하게 웃던 김기두는 “웃음을 참고 연기했던 시간이 정말 많다. 연기에 더 집중했어야 하는데 웃는 걸 못 참아서 NG를 많이 냈다. 특히 (채)수빈이가 웃음을 못 참아 NG를 많이 냈다. 그 범인이 나라서 미안했다”며 “그러다 보니 제 연기가 장면의 첫 대사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촬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김기두와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인터뷰 중간 중간 ‘최강 배달꾼’ 속 유행어를 몇 번이고 내뱉으며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사진의 결과물만 봐도 알 수 있듯, 김기두는 함께 마주하는 이들에게 늘 웃음을 선사하는 배우다.
‘최강 배달꾼’을 통한 가장 큰 수혜자가 백공기라고 말하던 김기두는 ‘도깨비’의 저승사자 캐릭터를 벗어날 수 있어서 스스로에게 칭찬했다.
그는 “백공기를 많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 전에는 ‘도깨비’의 저승사자로 알아봐주셨는데, 좋았지만 이 캐릭터를 지워가고 성장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었다. 과연 저승사자를 지울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저승사자보다 백공기로 알아주시니 너무 감사하다. 백공기로 저승사자를 지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두는 남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걸 즐겨했다. 그는 “저는 나름대로 아픔도 꽤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같이 울어주고 같이 웃는 코믹 배우가 좋은 것 같다”며 선배 오달수, 유해진 등을 꼽으며 “김기두만의 연기 호흡을 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배우 김기두만이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자신만의 연기 색을 갖춰가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김기두는 자신이 맡은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드라마 출연은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이름을 알리고, 무명 배우라는 설움을 씻어냈다. 많은 스탭들이 김기두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유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향한 그의 배려심이 있었었다.
그는 “싸움을 별로 안 좋아한다. 두루두루 배려를 하는 걸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배워왔다”며 “현장에서 예상 시간보다 서너시간 더 기다리는 것도 얼마든지 괜찮다”며 남다른 배려심을 보였다.
※ [AJU★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