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연설이 연일 유럽을 달구고 있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 소르본 대학 연설에서 EU 개혁 비전을 제안했다. 영국의 EU 탈퇴를 비롯해 유럽 곳곳의 포퓰리즘이 EU 공동체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마크롱이 내놓은 보다 강한 EU의 미래에 대한 평가는 갈리고 있다.
지난 26일 마크롱이 내놓은 비전은 파격적이다. 국방을 비롯해 난민, 농업,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EU 공동의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유로화 사용하는 19개국에 대해서는 유로존 공동예산을 만들고, 책임기관을 만들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 2020년까지 유럽국가들의 법인세율을 단일화할 것을 제안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세금 부과 체계를 주장하면서 EU 단일시장과 비슷한 개념으로 'EU 디지털 시장'을 만들어 IT 기업에 과세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같은 파격적인 주장들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 강력한 EU를 주장했던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아직은 이르다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연정 파트너인 독일 야당들이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독일이 당장 이같은 제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그러나 EU 미래에 대한 마크롱의 제안에 대한 토론은 활발히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U 정상들은 28일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놓은 EU 개혁안 등 유럽의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29일 디지털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에 앞서 마련된 비공식 만찬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EU 28개국 정상 대다수가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