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4차 산업혁명] 인재 부족 한국, 4차 산업혁명 뒤처진다

2017-09-2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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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세계적 ICT 기업과 영입 경쟁... 국내업체들 영봉.근무환경 열악

인재육성 등 기본 인프라부터 격차

 
국내 전자업계가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관련 기술 발전의 핵심인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이 최근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공채와 별도로 상시 채용시스템 운용 △산학 연계를 통한 인재 육성 △CEO(최고경영자) 등 고위 임원의 적극적인 채용 참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인재영입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국내기업이 연봉과 근무환경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인재 부족에 시달리다 결국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 미래, AI, IoT 등 차세대 기술 선점 여부에 좌우
국내 전자업계가 이같이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업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도 이들 산업의 육성에 따라 갈릴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미국의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에서 가진 ‘삼성 글로벌 AI 포럼’에서 “다가오는 AI 시대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향후 삼성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삼성전자의 열정에 전문가들의 생각과 통찰력을 더할 수 있다면 AI 시대에도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을 비롯한 세계적인 ICT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의 주요 기업 등도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본적인 인프라부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육성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ICT 산업 인력(2015년 기준)은 약 88만7000명으로 세계 최대 인력을 보유한 미국(357만3000여명)과는 비교조차 안 된다.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중국(327만3000여명)과도 큰 격차가 난다. 일본과 독일에 비해서도 각각 78%, 74% 수준이다.

게다가 향후 그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2000명 이상의 AI 박사학위 보유자를 배출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연간 20~30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구글, 애플, 알리바바 등이 빅데이터, AI 관련 인재 확충에 나서면서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재 유입 능력 측면에서 세계 49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출지수에서는 세계 46위로 뒤처져 있다.

◆ 미국, 중국 관련 기술 잠식 심화··· “기업들 인재 처우 전향적 태도 필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과 중국 등 경쟁국에서 차세대 기술을 잠식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인공지능 발전 추이 국제 비교와 인력 양성에 대한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AI 기술 특허는 2006년 474건에서 2015년 4929건으로 10배 이상 폭증했다. 이에 반해 국내의 관련 특허 출원은 2014년 63건, 2015년 101건, 2016년 52건 등으로 연간 100건을 넘기기도 힘든 형국이다.

기술 개발의 기초체력이 되는 논문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통계로 보는 대학, 공공연구기관 혁신역량’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AI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출판한 국가는 중국(4만8205편)이었다. 이어 미국(2만9750편), 일본(1만3271편)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6598편에 불과해 10위에 머물렀다. IoT, 빅데이터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웅환 카이스트 교수는 “미국으로 향한 국내 이공계 박사는 2006년 3397명에서 2013년 6344명으로 7년 새 86% 이상 급증했다”며 “기업이 인재를 처우하는 방식을 전향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인재 유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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