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양국의 경제협력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한·중 수교 25년간 양국 수출입은 급속도로 확대됐다.
1992년 27억 달러에 불과하던 한국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1244억 달러를 넘어섰다. 25년 만에 46.1배로 늘어나며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영원한 동맹으로 인식되던 양국 관계는 사드배치 결정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정경분리 원칙을 들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시장 안정화에 주력했다.
우리 정부가 안일한 대응을 하는 사이 중국은 사드 보복을 기업으로 확대시키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여기에 북한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되자, 정부는 한·중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흐름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강화 등 확실한 경제협력 개선 돌파구를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로 소원해진 양국의 경제협력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의 중장기 대중국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중국시장 공략보다 확실하고 구체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도 새로운 경제협력을 다지는 물꼬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 지난해보다 70%가 급감한 중국인 관광객을 다시 끌어 올 원동력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중국 전당대회는 한·중 경제협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당대회를 통해 정치적 기반 안정화를 이룰 경우, 경직된 한·중 관계가 다시 해빙기를 맞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분석이다.
중국 현지 언론과 다수의 관계자들도 전당대회 이후 시 주석의 행보가 한·중 경제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시 주석은 각종 공식석상에서 새로운 경제정책 청사진을 내세우며 중장기 집권 체제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2050’이나 신창타이에서 진보한 새 경제정책을 주목할 필요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양갑용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번 19대 전당대회는 시진핑의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라며 “시진핑 스스로 자신의 시대를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기와 질적으로 다른 시기를 만들고자 하는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혁명과 건설의 시기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시진핑 시기를 진단·분석해 대응 전략을 모색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이른바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입히는 작업을 광범위하게 진행할 것이다. 우리에게 시진핑의 ‘새로운’ 것에 복합적인 사고와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