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 4연임 성공, 극우정당 부상으로 빛바래…국제무대에선 서구 대표 지도자 부상

2017-09-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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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집권당 33% 득표 승리…메르켈 4연임·AfD 첫 입성 (베를린 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총선 승리 후 베를린의 기독민주당(CDU) 당사에서 당직자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있다. 독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전날 실시된 하원선거에서 집권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33%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이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2위(20.5%),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3위(12.6%)를 차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AfD가 독일 연방의회에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4연임에 성공했으나 여당인 기민(CDU)-기사(CSU) 연합의 득표율이 역대 최악을 기록하면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메르켈 총리가 앞으로 4년간 풀어야 할 난제들이 '첩첩산중'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대거 포진한 국제무대에서 서구 사회를 이끌어야 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메르켈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BBC "메르켈의 공허한 승리"···"전후 독일서 극우정당 부상 충격적"  
 
독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득표율 33%를 기록했다. 2위는 20.5% 내외의 득표율을 얻은 사민당이 차지했으며, 여론조사에서 최근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당은 12.6% 득표율로 3위로 의회에 진출하게 됐다. 
 
이어 자유민주당(10.7%), 좌파당(9.2%), 녹색당(8.9%) 등 3개 정당이 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중도우파 진영의 득표율이 과반에 훨씬 못미치면서 연정은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이 이후의 연정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는 터라 자민당과 녹색당이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외신은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연임 성공은 예상된 것이었지만, 메르켈이 원하던 승리는 아니었다"면서 "이번 선거의 진정한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AfD다"라고 지적했다. 방송은 또 "(극우정당의 의회 진출은) 다른 많은 유럽 국가에서는 정치적으로 흔한 일이었지만, 전후 독일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겨졌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라면서 이번 결과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명실상부한 서구 지도자 부상"···인권·환경·세계화 등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짐 놓여

뉴욕 타임스(NYT)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한 국가인 독일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계의 패권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을 맡고 있으며, 러시아 터키 헝가리 폴란드 등 권위주의적이며 공격적인 정권이 많이 늘어난 국제 무대에서 메르켈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동안 주요국 정상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인권과 난민에 대한 인류애, 탄소배출감소 문제에 대해 옹호의 목소리를 내는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특히 무역 및 기후변화 분야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는 선명한 이견을 표출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직후 메르켈 총리는 “지난 며칠 동안의 경험을 볼 때 다른 누군가에게 온전히 의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면서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이 주도해온 서방의 동맹 구도가 유효하지 않으며, 강력한 유럽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용적인 메르켈은 서구의 실질적인 리더라는 새로운 책임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을 것이며, 대신 자신의 위치를 보다 공고하고 비전 있는 유럽공동체를 만드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인문학연구소의 유럽 프로젝트 담당자인 이반 베즈보다( Ivan Vejvoda)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켈은 불확실한 시대를 지나고 있는 세계의 안정과 확실성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메르켈은 어쩔 수 없이 서구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옹호하는 역할을 맡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기반해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지적했다. 

독일 내부의 문제는 물론이고 메르켈이 이끌어야 하는 유럽연합 역시 수많은 난제를 앞에 놓고 있다. 난민, 국가채무, 실업률, 유로존의 갈등, 무역불균형 등은 앞으로도 여전히 EU의 미래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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